[헬스&뷰티]주말 몰아치기 운동, 심혈관계는 ‘억!’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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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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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직장인 한지연 씨(30·서울 강동구 둔촌동)는 주말에 단짝 친구와 자전거를 탔다. 4시간 동안 자전거를 탄 한 씨는 무리를 한 탓에 주말이 지나고 3, 4일 동안 병원을 찾아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주 말에 골프, 축구, 자전거, 등산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주말에 지나치게 무리를 해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주말에 집중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을 ‘위크엔드 워리어(weekend warrior)’라고 한다. 그동안 부족했던 운동을 보상받으려는 심리로 주말에 체력이 소진될 때까지 운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몸 상태 맞춰 ‘근력 6 : 유산소 4’ 비율로 해야 올바른 운동
무릎인대부상 방치땐 1년내 연골손상 → 5년내 관절염 위험
○ 몰아서 하는 운동, 심혈관계 긴장 유발


주 5일제 때문에 주말시간을 이용하여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의 33.7%는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반짝 운동은 건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운동 효과는 운동 즉시 나타나는 효과와 장기간의 적응 뒤에 오는 훈련 효과로 나눌 수 있다.

즉시 나타나는 효과는 주로 심장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으로 심박수, 심박출량, 혈압 증가 같은 일시적인 효과다. 훈련 효과는 운동-회복-적응 과정을 거치며 근육의 산화대사 능력 및 심혈관계 기능이 증진되고 최대 호흡능력이 증가하는 것인데 이런 반응은 꾸준히 운동을 했을 때만 나타난다. 적어도 주 3회 이상, 최소 30분 이상 운동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일시적이고 격렬한 운동은 몸 전체에 좋은 효과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혈관계에 긴장을 유발하여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 일시적인 운동은 다이어트에도 매우 비효율적이다. 지방은 유산소 운동이 시작되고 30분부터 산화돼 소비되기 시작하는데 몰아서 하는 주말 운동은 운동 강도를 조절하기 힘들어 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떨어지고 운동 뒤에 식욕을 당겨 칼로리 섭취량만 늘어난다.

주중에는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아 규칙적인 운동이 불가능한 사람이라면 같은 주말운동을 하더라도 자신의 몸 상태에 적당한 맞춤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나이에 알맞은 운동을 잘 찾아서 할 필요가 있다. 너무 격한 운동은 심장에 무리가 가서 좋지 않고 활성화 산소를 많이 발생시켜 노화를 촉진하는 부작용이 있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는 최대 심장박동수의 80∼85%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한 운동인데, 이것을 표적 심장박동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20대는 분당 133∼140회, 30대는 125∼133회, 40대는 119∼126회, 60대는 105∼112회가 적당하다. 30대 이후부터는 근력과 스피드가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근력과 유산소 운동의 비율은 6 대 4 정도로 유지한다.

○ 경직된 근육과 인대, 부상 부른다

주말 운동족이 가장 주의할 것은 부상이다. 평소에 거의 사용하지 않아 근력은 떨어져 있고 근육과 인대는 경직된 상태라 부상이 쉽게 생긴다. 특히 골프는 한쪽으로만 허리를 비트는 운동이어서 허리 디스크가 생길 확률이 높다.

안성범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라운드 중 급성 허리 통증의 대부분은 준비운동 부족이나 무리한 연습으로 인한 부상이 많다”면서 “특히 허리 디스크 질환을 앓는 사람이라면 공을 찾기 위해 무리하게 언덕을 오르내리거나 하루에 여러 번 라운드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만약 요통 중에 다리가 당기거나, 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화되고, 발목이나 발가락의 힘이 약해진다면 즉시 라운드를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라운드 전 30분 정도는 목과 허리부터 손목과 발가락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스트레칭을 하여 몸의 관절을 넉넉히 풀어주고 워밍업이 됐다면 7번 아이언 정도로 하프 스윙을 하면서 준비운동을 한다.

오랜만에 나간 조기 축구회에서도 무릎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축구는 특히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 흔한데 발이 땅에 닿아 있는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급정지를 할 때 손상이 생긴다. 다치는 순간에는 ‘뚝’ 하는 소리 또는 느낌, 아니면 무릎이 내 몸에서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다친 이후에는 통증이 계속되고 얼음찜질을 해도 부기가 잘 빠지지 않으며 걸으려 할 때 무릎이 흔들리는 느낌이 든다.

김완홍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무릎 부상 중 인대 부상은 통증과 부기가 2, 3일 지나면 좋아지기 때문에 본인이 방치하여 환부가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부상자 중 90% 정도에서 1년 내에 무릎 연골에 2차 손상이 생기고 연골 손상을 방치하면 5년 내에 관절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무릎을 다쳤을 때는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구는 어깨 관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회전근개 파열을 조심해야 한다. 회전근개는 어깨의 회전을 도와주는 힘줄이다. 반복적으로 어깨를 사용하거나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힘줄이 찢어지거나 끊어지는 것을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팔을 뒤로 돌리기가 힘들고 평소에는 통증이 없다가 야구 동작을 취하거나 운동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회전근개 파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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