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어른들은 “예쁜 아기를 낳으려면 대강 썬 깍두기도 먹지 말라”고 한다.
그만큼 음식이 태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
그래서 아파도 약을 먹지 않고 참는 임신부가 많다.
혹시 약에 포함된 성분이 태아의 두뇌나 신경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불안하기 때문이다.
과연 꾹 참는 것만이 능사일까.》
아스피린 태아 동맥관 손상
변비약 장내 흡수 안돼 안전
스테로이드성 크림은 조심
○ 전문의와 상의해 타미플루 복용을
신종 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임신부 중에도 확진환자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염됐다면 임신부라도 타미플루를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현재까지는 임신부가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때의 치료 방침이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임신부도 일반인과 똑같이 감염 초기 48시간 이내에 타미플루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도 전문의와 상의해 신속히 타미플루를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아스피린보다는 타이레놀이 안전
임신부가 열이 많이 날 때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해열진통제를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부가 지나치게 열이 나면 태아의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세트아미노펜 이외의 소염진통제 중에서는 태아의 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어 먹으면 안 되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김광준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아스피린은 임신 초기에 먹을 경우 태아의 복부가, 후기에 먹을 경우 태아의 동맥관이 다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급하게 약을 먹어야 되는 상황이라면 아스피린보다는 타이레놀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 위벽보호제-제산제는 먹어도 돼
임신 뒤 자궁이 커지면 장을 압박해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섭취해도 나아지지 않으면 락툴로즈, 비사코딜 등의 성분이 들어있는 변비약이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변비약은 장내흡수가 되지 않고 장에서만 작용하기 때문에 안전한 편이다.
소화성 궤양으로 배가 아플 때는 수크랄페이트 성분의 위벽 보호제와 라니디틴 성분의 제산제를 먹을 수 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로 인한 위염일 때는 치료제로 나온 것들 중 안전성 검사가 불확실한 경우도 있어 약을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배가 부풀어 오르고 체중이 늘어나면 배꼽 아래와 허벅지가 가려워질 수 있다. 시중에서 파는 보습크림을 자주 발라주거나 항소양증 로션을 바르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성 크림은 장기간 바르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항궤양제나 페니실린계 항생제, 갑상샘약, 인슐린 등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임신 중 약 복용에 대한 정보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www.nifds.go.kr), 한국마더리스크 프로그램(www.motherisk.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엽산 꾸준히 먹으면 입덧-빈혈에 도움
당근 등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비타민A는 과다 섭취할 경우 태반을 통해 태아에 전달돼 자연유산이나 선천성 기형이 발생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임신부 중에는 먹는 음식으로 비타민A를 많이 섭취할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비타민제에 들어있는 비타민A는 5000IU(IU는 비타민 단위)를 넘지 않는다. 또 비타민A가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더라도 위험량(약 2만5000IU)을 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주름을 예방하는 비타민A계 레티놀은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레티놀이 들어있는 아이크림은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여드름 치료제는 임신 전이나 중에 먹지 말아야 한다. 로아쿠탄(이소트레티노) 성분이 태아의 뇌, 심장, 정신지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르고 임신 전 장기간 복용했다면 의사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반면 태아에게 도움이 되는 엽산은 임신을 알고나서 먹는 것보다 임신계획 기간부터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임신하기 3개월 전부터나 출산을 하고 난 후에 일정 기간 산모 자신을 위해 엽산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덧이 심하거나 빈혈이 심한 경우, 쌍둥이를 가진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여드름치료제는 먹지 말아야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