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융합연구의 두 결실 파도에 꿈쩍않고 배 향해 떠가는 부두 도로를 통해 전기를 충전하는 전기자동차와 화물선을 향해 떠가는 부두…. KAIST가 13일 두 개의 대형 융합 기술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온라인전기자동차와 모바일하버는 그동안 KAIST가 미래 먹을거리를 주창하며 올해 시작한 핵심 연구개발 사업이다. 두 프로젝트는 그동안 학계 일부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기존 전기차 5분의 1 크기 배터리… 상용화 길 터 KAIST는 이날 시연회에서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인 온라인전기자동차(OLEV)를 공개했다. 별도 충전시설 없이 도로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온라인전기자동차는 놀이공원과 관광단지를 중심으로 빠르면 올해부터 운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조동호 사업단장은 “자동차에서 전력을 받는 장치가 도로에서 17cm 떨어진 상태에서 72%의 에너지 효율을 내는 데 성공했다”며 “이는 상용화의 길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소에서 공급된 전력이 100이라면 72만큼의 에너지가 차를 구동하는 데 쓰인 셈이다. KAIST가 2월 처음 온라인전기자동차를 공개했을 때는 자동차의 전력 수신 장치가 도로와 1cm 간격을 유지해야 해 상용화가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다. KAIST는 온라인전기자동차가 기존 전기자동차의 5분의 1 크기 배터리로도 충분히 운행할 수 있어 사업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학계에서는 온라인전기자동차에 대해 “에너지 효율이 90%를 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고 도로 아래에 자기장이 발생되는 전력선을 묻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 단장은 이에 대해 “서울랜드의 코끼리열차와 제주관광단지의 교통수단 일부가 11월부터 온라인전기자동차 방식으로 바뀔 테니 기대하라”고 말했다. ○ 신기술로 파도제어 성공한 모바일하버 모바일하버는 크레인을 싣고 바다 위를 떠다니며 화물선에서 컨테이너를 내려받아 항구까지 운송하는 ‘움직이는 작은 부두’이다. 모바일하버는 그동안 요동치는 바다에서 컨테이너를 정확히 들어올리고 내리는 것이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모바일하버사업단은 이날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교수팀이 제안한 ‘제로 모멘트 안정화 크레인’이라는 신기술을 소개했다. 이 기술은 크레인이 크게 흔들리기 전에 끊임없는 미세 조정으로 크레인의 중심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오 교수는 “새 크레인은 배가 파도에 흔들려도 수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연회에서는 파도에 흔들리던 20분의 1 크기의 작은 크레인이 제로 모멘트 시스템을 가동하자 꼿꼿이 선 모습을 보였다. 오 교수는 “20분의 1 축소 모델을 실제 크기로 만들어도 효과는 똑같다”고 주장했다. 학계 일부에서는 축소 모델을 실제 크기로 키우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예상 못한 강풍이 부는 경우도 위험하다. 이에 대해 곽병만 모바일하버사업단장은 “안정화 기술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다른 대학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2년 안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