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불황에 好好

  • 입력 2009년 5월 1일 02시 56분


네오위즈게임즈 실적

5분기 연속 사상최대

고환율 바람타고

해외진출도 활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든 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중에도 오히려 큰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다. ‘불황에 피는 장미꽃’이라고 불리는 게임 산업이다.

국내 게임 업체들은 지난해 말 이후 올 1분기(1∼3월)까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수요 급감으로 많은 기업의 수출이 내리막을 타고 있는 지금, 이들 기업은 오히려 활발한 해외 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 1분기 매출액이 583억 원, 영업이익이 16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4%, 145% 상승했다. 다섯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 특히 이 기간 해외 매출액만 116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해외 매출총액을 뛰어넘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내부 역량을 해외사업에 집중한 전략이 성공하면서 좋은 실적을 냈다. 중국과 베트남, 일본, 영국 등에 수출한 ‘크로스파이어’를 비롯해 ‘피파온라인’ ‘슬러거’ 등 스포츠게임도 인기몰이를 했다.

CJ인터넷 역시 1분기 매출액 563억 원, 영업이익 150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 ‘서든어택’과 올 시즌 프로야구를 후원하는 ‘마구마구’ 등 주력 게임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 회사는 ‘프리우스 온라인’ ‘이스 온라인’ 등 자체 개발작으로 지난해에만 3400만 달러의 해외 수출 계약을 올렸다. 엔씨소프트도 1분기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가에서 예상하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10월 말 2만4000원대에서 30일 14만2000원대로 무려 6배가량 올랐다. 얼마 전 일부 국내외 증권사들이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친 것 아니냐”며 주가 조정을 전망하기도 했지만, 이 회사가 신작 ‘아이온’으로 중국에서 대박을 내면서 이들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한국의 게임산업은 10여 년 전 외환위기와 불황을 계기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적은 돈으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산업이 호황을 누린다는 속설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것. 그러나 SK, CJ 등 대기업들까지 게임업계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점점 포화 상태에 빠졌다.

이에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국내 게임업계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우 인터넷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게임 시장이 연간 30%대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게임업체들의 수출액은 10억 달러가량이다.

굿모닝신한증권 허민호 연구원은 “게임산업은 매출이 늘어나면 이익률이 더 크게 늘어나는 속성이 있다”며 “최근 국내 업체들이 고환율과 시장 선점 효과로 해외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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