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도 수출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 입력 2009년 4월 17일 02시 56분


16일 서울 대학로 목금토갤러리에서 열린 ‘무궁화 품종 사진전시회’에서 사진 속 무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무궁화 박사’ 심경구 성균관대 명예교수. 사진 제공 성균관대
16일 서울 대학로 목금토갤러리에서 열린 ‘무궁화 품종 사진전시회’에서 사진 속 무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무궁화 박사’ 심경구 성균관대 명예교수. 사진 제공 성균관대
‘무궁화 박사’ 심경구 교수 “국민들 무관심 안타까워”

“우리나라 국민이 나라꽃인 ‘무궁화’에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깝죠. 미국에 수출할 정도로 자랑스러운 꽃인데 말이에요.”

심경구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입을 열자마자 무궁화 예찬을 시작했다. 대학원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그가 무궁화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미국 유학 시절인 40여 년 전. 미국인 연구원이 지극 정성으로 무궁화를 연구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아 연구를 시작했다.

그동안 무궁화 연구와 함께 무궁화 품종들을 육성해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미국과 캐나다에 특허 출원된 ‘릴킴(Lil Kim).’ 2007년 미국의 한 원예업체와 계약하고 미국과 캐나다에 특허 출원해 온라인 경매 사이트 아마존닷컴을 비롯한 소매상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특허 출원이 이뤄져 로열티를 지급받는 것은 우리나라 식물 종자에서는 처음이다. 그는 “재작년에 1만8671포기가 팔린 데 이어 작년에 1만9935포기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로열티를 떠나 무궁화를 수출해 돈을 벌고 있어 뿌듯하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부인에게 청혼할 당시에도 ‘돈방석’이 아니라 ‘꽃방석’에 앉게 해주겠다고 말했다는 심 교수. ‘무궁화와나리연구소’를 세운 그는 지금도 품종 육성을 멈추지 않고 있다. 새로운 품종에는 주변 지인들의 이름 등 특별한 인연이 담긴 이름을 붙이고 있다. 그의 무궁화 사랑은 사진전으로까지 이어졌다.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목금토갤러리에서 열리는 ‘무궁화 품종 사진전시회’. 심 교수가 개량한 다양한 품종의 무궁화 사진 5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