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치료, 아이 유형에 따라 달라요

  • 입력 2009년 3월 19일 10시 31분


상계동에 사는 김미연(36세)는 봄이 두렵기만 하다. 봄이면 7살 아들 민석이의 비염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 봄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꽃가루, 황사, 미세 먼지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며아이 코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아이가 코감기를 달고 살거나, 코가 막혀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경우, 아침마다 맑은 콧물을 흘리며 재채기를 한다면 비염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잠실 함소아한의원 김정현원장은 “비염은 조금 불편할 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질환이 아닌 탓에 심한 증상만 호전되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른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발전 할 뿐만 아니라 합병증까지 생길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아이에 따라 비염의 원인과 증상이 다르므로 주의 깊게 살필 것을 강조했다.

잠실 함소아한의원 김정현원장의 도움으로 비염에 잘 걸리는 아이 유형과 그에 맞는 치료법을 살펴보자.

유형1. ‘골골~’ 정기가 부족한 아이

정기란 체내 방어능력으로 병을 유발하는 외부의 나쁜 기운에 맞서 싸우는 힘을 말한다. 정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흔히 몸이 허약하다는 것을 말한다. 정기가 부족한 아이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활동적이지 않고 목소리가 작다 △맥이 느리고 약하다 △얼굴 혈색이 좋지 않다 △조금만 놀아도 쉽게 지키고 피로함을 느낀다 △신경이 예민하다 △잘 넘어진다 △태열을 앓은 경험이 있다. 등이다.

한방에서는 인삼, 황기, 백출 등 기운을 보하는 약재와 강황, 방풍, 형개 등 찬 기운을 겉으로 몰아내는 약재를 처방해 비염을 치료한다. 비염치료 뿐만 아니라 식사량이 늘고 기운이 넘치는 등의 체력 증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형2. ‘속 탄다 속 타’ 속열이 많은 아이

속열이 많은 아이는 △코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고 코피가 잘 난다 △더운 것을 참지 못해 잘 때 이불을 걷어차거나 차가운 벽이나 창 쪽에서만 자려고 한다 △갈증을 많이 느껴 물을 많이 마신다 △찬 음료나 찬물만 먹으려 한다 △감기에 걸리면 고열이 난다 △혀에 노란 태가 많이 낀다 △변비가 있거나 변이 단단한 특징을 보인다.

속열이 많아 비염이 생긴 아이는 당귀, 백작약 등 음기와 진액을 보하는 약재와 황금, 연교, 치자 등 열을 식혀주는 약재, 박하, 방풍 등 찬 기운을 밖으로 몰아내는 약재를 처방하여 치료한다. 비염을 치료하면 잦은 코피나 변비 증상도 호전된다.

유형3. ‘코맹맹, 코찔찔~’ 코감기가 잦은 아이

코막힘과 맑은 콧물을 달고 살거나 감기가 왔다하면 코감기부터 시작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아이는 △코가 막히거나 가려워 후비고 훌쩍거리며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 △코를 심하게 골면서 잘 때도 있다 △눈이 자주 충혈 되거나 눈물을 흘리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증상이 심한 경우엔 근본 치료에 앞서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가 우선이다. 마황, 방풍, 형개 등 찬기운을 밖으로 몰아내는 약재와 신이, 세신, 총백 등 콧속을 잘 열어주는 약재를 적절하게 처방한다. 이와 함께 호흡기 면역력을 길러주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형4. ‘밥 먹기 싫어’, 비위가 약한 아이

알레르기 비염은 소화기 기능이 약한 아이에게도 많이 생긴다. 비위가 약한 아이는 △밥을 잘 먹지 않는다 △밥시간만 되면 딴청을 피우거나 짜증을 낸다 △배 부위가 차고 기운이 없어 보인다 △침을 잘 흘리고 손바닥 엄지 부분에 푸른색이 강하며 얼굴색이 노랗다 △체했을 땐 금방 손발이 차가워지고, 미열이 나타난다 △대변이 무르고 신 냄새가 난다.

이런 아이는 창출, 후박, 반하 등의 약재로 호흡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와 식적(食積) 치료를 병행한다.

[ 예방이 최고인 비염, 생활관리법 ]

▲주위 청결은 기본

알레르기원인 물질인 집먼지 진드기 제거를 위해 청소를 깨끗이 하고, 가급적 실내에서는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다.

▲콧물 자주 뽑지 않기

콧물을 뽑아내는 기구나 코에 뿌리는 약을 전문의 진단 없이 자주 사용하면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적절한 운동은 필수

운동은 아이의 면역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단,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아이는 수영장 물의 소독약이 코 점막을 자극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한다.

▲엄마표 건강식단 차리기

인스턴트 음식은 아이 면역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니,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게 좋다.

▲스트레스 줄이기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자 아이를 허약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 donga.com & ePR 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