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위암 완치율, 1기 발견땐 4기의 ‘17배’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 연세의료원, 3만9625명 병기별 5년 생존율 조사

대장암 1기 완치율 93.4%-4기는 11.9% ‘8배차’

췌장암-간암 등은 조기 발견해도 생존율 낮아

《암을 어느 시기에 발견하느냐에 따라 생존율이 최대 17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10일 단독 입수한 연세의료원의 ‘종양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암을 초기인 1기에 발견하면 말기인 4기에 발견했을 때보다 5년 생존율이 평균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생존율은 암 치료를 받은 후 5년간 재발하지 않은 것을 말하며, 의학적으로는 완치된 것으로 규정한다.》

이 보고서는 1995년 3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연세의료원 암센터에서 수술·치료받은 환자 5만1982명 중 3만9625명을 대상으로 6개월마다 암 재발 여부를 추적 조사한 결과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한국인이 특히 많이 걸리는 12대 주요 암별로 구분한 뒤 다시 병기별로 구분해 5년 생존율을 조사했다.

병기는 암의 크기와 전이도 등에 따라 1∼4기로 나뉘며 일반적으로 1기는 초기, 4기는 말기로 불린다.

주요 12대 암의 병기별 5년 생존율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병기별 완치율 8배 차이=이 보고서에 따르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기에 암을 발견할 경우 평균 85.8%로 10명 중 8명 이상이 완치됐다.

5년 생존율은 △2기 발견 환자 67.5% △3기 발견 환자 38.1% △4기 발견 환자 10.1%로 발견시점에 따라 완치율이 8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암의 종류에 따라 병기별 완치율도 큰 차이가 났다. 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기에 발견될 경우 93.9%인 데 비해 4기에 발견되면 5.5%로 완치율이 17배나 차이가 났다.

대장암도 비슷해 1기 환자의 완치율은 93.4%였지만 4기 환자의 완치율은 11.9%로 떨어져 8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에 비해 갑상샘암의 경우 병기별 완치율이 비슷해 1기 환자(98.5%)와 4기(66.2%)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난치성 암은 일찍 발견해도 어려워=대표적인 난치성 암으로 손꼽히는 췌장암은 1기에 발견돼도 5년 생존율이 37.8%에 그쳤다.

한국인에게 많은 또 다른 난치성 암인 간암도 5년 생존율이 42.6%에 머물렀다.

췌장암, 간암, 폐암의 4기 발견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각각 2.5%, 4.3%, 1.5%로 5%에도 미치지 못했다.

라선영 세브란스병원 종양학과 교수는 “간암, 폐암, 췌장암이 초기 발견돼도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암 세포 특성상 항암 약물이 잘 듣지 않고 수술로 암 덩어리를 제거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간암 폐암 췌장암은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발견도 힘들다.

한편 12대 주요 암의 평균 발견 시기는 △1기 16.7% △2기 15% △3기 15.6% △4기 20.6%로 초기 발견율이 대체로 낮았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치료효과 높아져=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조기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일부 난치성 암을 제외하고는 암의 치료효과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노성훈 연세암센터 원장은 “독성이 적고 효과는 좋은 약들이 개발되면서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됐고, 살아 있는 동안 삶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4기에 발견되면 ‘6개월 시한부 인생’이라고 했던 대장암도 지금은 2년까지 살 수 있다. 대장암 3기 생존율은 54.2%, 4기는 11.9% 정도다.

노 원장은 “난공불락이라던 폐암도 항암제 출시로 생존기간이 연장되고 췌장암은 항암 약물과 방사선 요법 병행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속수무책’이라는 통념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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