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광고주 협박’ 게시물 접속 차단

  • 입력 2008년 6월 23일 02시 58분


“동아일보 삭제 요청따라” 첫 임시조치 취해

일부 세력 “다음이 배신… 다른 사이트 가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오른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 메이저신문 광고주 협박 게시물 중 일부에 대해 일반인의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최근 동아일보가 ‘다음의 일부 카페 및 블로그 게시물이 광고 수주 등 영업방해 혐의가 있으니 삭제해 달라’고 공문을 통해 요청해 옴에 따라 (동아일보 광고주를 협박하는) 해당 게시물을 누리꾼들이 볼 수 없도록 차단하는 임시 조치를 취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광고주 협박 사태와 관련해 인터넷 포털이 게시글을 임시 삭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동아일보가 형식을 갖춰 요청한 모든 게시물(약 30건)에 대해 임시 조치를 취했으며 이 글들이 실제 업무방해에 포함되는지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문의했다”고 덧붙였다.

방통심의위가 해당 게시물이 업무방해에 포함된다고 판단할 경우 이 글들은 영구히 삭제된다.

다음 관계자는 “임시 조치된 글은 주로 특정 신문의 폐간 및 불매운동을 유도하거나, 광고주의 업무를 방해하는 방법을 전파하고, 광고주 리스트를 정리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다음 측은 다른 신문사로부터는 아직 형식을 갖춘 삭제 요청을 받지 않았으며, 추가 요청이 이뤄질 경우 같은 기준에 따른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불법정보 유통에 대해 포털에 삭제를 요청하면 포털 사업자는 즉시 이에 대한 접속을 30일간 차단하는 임시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다음 측은 광고주 협박 운동을 주도해 온 다음의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 카페에 오른 광고주 리스트 등에 대해서는 아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편 다음이 이날 일부 게시물에 대한 임시 삭제 조치를 취하자 이번 광고주 협박을 주도하면서 다음에 우호적 시각을 보여 온 일부 강성 누리꾼들은 돌연 태도를 바꿔 다음 고객센터에 항의하거나, 다음의 온라인 토론방인 아고라를 떠나 다른 사이트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음이 우리를 배신한다면, 500만 이용자 전부 다음을 떠나 외국 포털 등으로 대이동을 할 것” “이런 일이 닥치면 대한민국 포털 업계에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지 알고 있을 것”이라는 등의 글이 아고라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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