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소아비만]<中>미리 막으려면

  • 입력 2008년 3월 3일 03시 00분


초등학교 3학년인 서은진(10) 양은 키 140cm에 몸무게는 50kg이다. 소아청소년 신체발육표준치에 따르면 고도비만에 해당된다.

서 양은 뚱뚱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데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가족과 함께 통닭, 피자, 족발 등 야식을 시켜 먹는다. 아버지가 퇴근할 때 사다 주는 아이스크림도 좋아한다.

○ 유산균 음료도 당 함류량 높아요

어린이가 비만이 되는 주된 이유는 칼로리를 과잉 섭취하면서 운동은 별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살을 뺀다고 자녀의 간식을 완전히 끊기보다는 저칼로리의 건강식으로 대체한다. 과자, 아이스크림 대신 고구마, 얼린 바나나를 먹인다. 딸기 우유 대신 딸기를 직접 갈아서 준다. 꿀, 사탕, 잼, 요구르트 등에 들어 있는 당은 흡수가 빨라 비만을 초래하지만 과일의 당은 서서히 흡수되면서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고칼로리 음식 중 자칫 간과하기 쉬운 것은 어린이용 음료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에 따르면 식품 100g당 당 함류량은 유산균 음료 11.4g, 딸기·초코 우유 7.6g으로 탄산음료(8.8g)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아이가 굳이 칼로리 높은 피자, 햄버거 등을 먹는다고 하면 음료수만큼은 물이나 보리차를 주도록 한다.

자녀가 밥을 먹을 때는 천천히 먹도록 주의를 환기시킨다. 15분 정도에 걸쳐 천천히 식사를 하면 포만감을 느껴 과식을 하지 않는다.

국이나 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게 되므로 피한다. 밥을 많이 줘서 남기게 하지 말고 조금씩 떠서 다 먹도록 한다.

○ 운동은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좋아요

식습관만큼 운동도 중요하다. ‘운동’ 하면 대개 태권도 수영 등을 떠올리는데 어릴 때 운동은 체중 감량보다는 재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가급적 축구, 농구 등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에 참여시키고, 친구가 없어 혼자 놀 때는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도록 한다.

고도비만 어린이는 처음부터 줄넘기처럼 체중이 실리는 운동은 하기 힘들다. 천천히 걷기, 자전거 타기처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부터 시작한다. 고도비만까지는 아니지만 살이 찐 아이는 빠른 걷기, 인라인스케이트, 테니스, 스키, 줄넘기, 수영 등이 적합하다.

‘운동을 얼마나 격렬하게 하는가’보다 ‘얼마나 꾸준히, 자주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초기에는 가벼운 운동을 매일 20∼30분씩 하다가 점차 시간을 늘려 4∼6주 후에는 30∼60분씩 한다.

운동 시간은 식후 1, 2시간 후가 적당하다. 이때 운동을 하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음식물의 장내 지체 시간이 줄어들므로 칼로리 흡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 외출하면 같이 걸어보세요

비만아는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서정완 대한소아과학회 전문위원은 “소아 비만을 막으려면 부모가 먼저 건강한 생활습관에 대한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일상생활 중 자연스럽게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생활습관부터 본을 보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녀와 함께 외출했을 때 웬만한 거리는 차를 타기보다는 걸어 다닌다. 밥 먹고 바로 누워서 TV를 시청하기보다는 TV를 보면서 스트레칭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낫다.

자녀의 생활습관에 대해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어떤 때는 달고 기름진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다가 어떤 때는 먹게 한다든지, 어떤 때는 식후 바로 눕지 못하게 하다가 어떤 때는 바로 누워도 야단치지 않는다든지 하면 아이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몸에 좋은 야채와 과일을 먹이려면 부모가 먼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음식을 만들 때 아이를 동참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샐러드를 만들 때 야채를 썰게 하거나 나물을 무치게 하면 아이는 ‘내가 만들었다’는 생각에 더 많이 먹으려고 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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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출 소아비만]〈中〉미리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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