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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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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문화를 잘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우리의 전통 문화를 잘 지켜내는 것이 더 중요할까요.”
전남 여수시 백초초등학교 김치현 교사가 질문을 던진 뒤 전자 칠판의 메뉴를 클릭하자 칠판에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이 나타났다.
애니메이션은 조선 말 외국 문물의 개방을 놓고 대립했던 흥선대원군과 김옥균이 각각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며 토론하는 내용이었다.
만화 형식으로 흥미롭게 진행되는 대화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이 행사를 위해 여수에서 올라온 김 교사와 16명의 아이들은 이미 지난해 3월부터 실험학교로 지정돼 디지털교과서로 수학 수업을 진행하는 등 미래의 교실을 체험하고 있다.
김 교사는 “펜 입력이 가능한 태블릿 PC와 전자칠판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아이들의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가 크다”며 “지금까지 PC를 게임기로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조금씩 PC를 이용한 학습에 적응하면서 흥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국가 간 문화 교류의 필요성을 배우는 이 교과목은 딱딱한 이론보다는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교과는 각종 애니메이션으로 문화를 받아들이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해 주고 교과서 대신 사용하는 태블릿 PC에 각자의 의견을 표시해 현장 찬반 투표까지 진행하도록 꾸며졌다.
인터넷 백과사전으로는 수업 중 모르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고 수업 후에는 학생들이 토론한 내용을 녹음해 다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한 SK C&C 안상빈 차장은 “일방적인 수업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들이 파일을 주고받으며 심화학습을 하고, 교사가 다양한 학습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기능에 개발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디지털 교과서를 내년부터 2011년까지 100곳의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적용해 본 뒤 2013년 이후 상용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은 미래형 학교를 실현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학습 효과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일부 논란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성우 숭실대 평생교육학과 교수는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자료와 각 분야 전문가 집단을 끌어들여 수업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디지털 교과서의 장점”이라며 “신기술 도입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예전과 다른 아이들의 PC 활용 능력으로 적지 않은 잠재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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