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너 교수 “MP3 - 스도쿠 속에 오일러의 공식 있죠”

  • 입력 2007년 9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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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함수, MP3 파일, 숫자퍼즐 ‘스도쿠’. 얼핏 생각하면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이 세 가지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스위스 출신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 덕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주한 스위스대사관 과학부는 19일 고려대에서 ‘오일러의 삼각함수 발견에서 MP3, JPEG까지’라는 주제로 오일러 탄생 30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강연을 한 스위스 제네바대 수학과 게르하르트 바너(사진) 교수는 “디지털 음원압축 파일인 MP3는 오일러가 창시한 삼각함수를 응용해 개발됐다”며 “파동으로 나타나는 아날로그 음원의 신호를 삼각함수를 이용해 일정한 주파수 범위로 잘라낸 뒤 음악 재생에 필요한 값만 모아 파일 덩치를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덩치가 큰 이미지 파일을 JPEG 방식으로 압축할 때도 삼각함수를 쓴다. JPEG로 압축할 때는 이미지 원본을 여러 작은 정사각형으로 쪼갠다. 바너 교수는 “각 정사각형은 색 정보를 담고 있는데, 이를 삼각함수로 처리해 필요한 정보만 모아 덩치를 줄인 다음 디지털 신호로 바꾼다”고 말했다.

삼각함수를 MP3나 JPEG에 응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오일러가 복잡한 함수 계산법을 간결한 공식(』=-1)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공식은 수학자들 사이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수식’이라고 불린다. 바너 교수는 “오일러가 없었다면 현대 수학과 과학기술의 근원이 되는 대부분의 이론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오일러는 고대부터 전해 내려 온 수학 문제 ‘라틴 행렬’을 연구해 네모 안에 글자나 숫자를 채워 넣는 퍼즐로 발전시켰다. 이것이 최근 인기를 모은 숫자퍼즐 스도쿠의 원형이다.

김은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gomu5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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