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내비게이션 조심…수백만원 물린다"

  • 입력 2007년 7월 25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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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통화권을 구입하면 내비게이션을 공짜로 준다며 떠넘긴 뒤 나중에 수 백만 원을 물린 사기단들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내비게이션을 주는 대가로 휴대전화 통화권을 신용카드 할부 등으로 사도록 한 뒤 약정보다 훨씬 적은 액수가 든 통화권을 건넨 혐의(상습사기)로 내비게이션 판매업체 5곳을 적발하고 업체대표 김모(30)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업체 임원과 판촉활동 등에 관여한 일당 47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올해 1월 8일 송파구 도로가에서 전모(43)씨에게 400만 원어치 휴대전화 통화권을 구입하면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바꿔주기로 계약한 뒤 내비게이션을 설치하고 30만 원짜리 통화권을 넘기는 등 2005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304명을 같은 수법으로 속여 9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목돈의 통화료를 한꺼번에 내는 데 부담을 느낀 피해자들에게 2년 할부 카드 결제나 카드 대출을 권유했고 피해자들은 어차피 수 년간 쓸 통화료를 나눠서 내고 고가의 기기를 거저 얻는다는 생각으로 선뜻 신용카드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국 각지의 시군에서 `고급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설치해주겠으니 공설운동장으로 모이라'는 광고를 듣고 찾아온 이들의 차량에 다짜고짜 내장형 내비게이션을 설치한 뒤 계약을 거부하면 `상품을 중고로 만들었으니 계약을 하든지 물건을 사든지 하라'고 협박하는 방식을 썼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가 속한 D업체를 포함해 서울 지역에 있는 이들 5개 업체에게 속아 거액을 사기당한 이들은 전국적으로 1380여명, 피해액수는 5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통화권은 금방 동이 나고 요금은 한꺼번에 수 백만원이 청구돼 집에서 난리가 났다며 가정불화,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며 "서민들을 등치는 내비게이션 사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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