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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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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에서 발생한 전기 폭풍
심장은 수축 이완 운동을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피를 온몸에 보낸다. 심장 세포들은 전기 자극을 받아 운동을 하는데 우심방 부근의 ‘동방결절’이라는 심근(心筋)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동방결절은 일반적으로 1분에 60∼100회의 전기신호를 일정 간격으로 내보낸다.
심장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 간격이 불규칙하다. 이보다 빠르거나 늦어 박자가 맞지 않는다. 이런 불규칙한 심장박동은 최근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심장 곳곳에 전달되는 전기신호의 모양도 심장에 따라 다르다. 건강한 심장은 세포에 전기 자극이 동심원 형태로 퍼져 나간다. 건강하지 않은 심장은 곳곳에서 불규칙한 나선형의 전기 자극이 나타난다.
창의적연구진흥사업단 가운데 하나인 ‘신경막 동력학 연구단’을 이끄는 고려대 물리학과 이경진 교수팀은 이 같은 전기 토네이도(나선형 파동)가 심장의 정상적인 박동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 불규칙한 주기로 일어나는 토네이도
연구팀은 심장세포가 수축할 때 나타나는 전기신호를 명암 형태로 바꾸는 특수 광학장치를 사용했다. 쥐의 심실세포를 관찰한 결과 심장 표면에서 박동 간격과 크기가 서로 다른 전기 토네이도가 반복해서 일어났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불규칙한 자극(교대맥)이 심장 곳곳에서 일어나면 심장은 결국 페이스를 잃고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장에서 일어나는 불규칙한 현상을 규명하는 연구는 더 있다.
한양대 의대 소아과학교실 염명걸 교수팀은 복잡계 현상 중 하나인 프랙탈을 이용해 건강한 심장 운동에 숨어 있는 불규칙한 운동 법칙을 찾고 있다. 염 교수팀은 2003년 태아 450명의 심박동수를 측정해 프랙탈 모델로 분석한 결과를 미국의 권위 있는 학술지 ‘소아과학연구지’에 게재했다.
자연계에서도 심장 부정맥과 같은 불규칙 현상이 나타난다. 이경진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의 제1저자인 고려대 박사과정 김태윤 씨는 “아메바들이 상호작용하며 군집을 이루는 과정이나 일부 화학반응에서도 유사한 현상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프랙탈:
세부 구조를 확대해 볼수록 전체 구조와 유사한 형태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복잡한 구조를 말한다. 구불구불한 해안선에서 일부 지역을 확대하면 전체 해안선과 유사한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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