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덕에 취직하고 가수 되고…그들의 꿈은 현재진행형

지난해 11월 23일 동아일보 경제 섹션에 첫선을 보인 ‘손수제작물(UCC) 스타’ 코너. 지난주 21회까지 소개된 스타들의 연령층은 초등학생부터 60대 할아버지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한결같이 이웃처럼 친근하고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2007년 상반기(1∼6월)를 마감하면서 ‘UCC 스타 탄생, 그 다음 이야기’를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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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로 키운 꿈, 현실에서 이뤘어요”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면서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 1악장을 연주해 사이버 세상을 감동시켰던 김경민(26) 씨(1월 4일자). 그의 옛 스승 지성숙(38) 씨가 제자의 단독 콘서트를 열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소식이 UCC스타 코너에 소개되자 각계의 후원이 잇따랐다. 김 씨는 3월 17일 경기 용인시, 4월 20일 서울 강남구, 6월 14일 부산에서 오프라인 개인 콘서트를 열었다. 한 유명 영화감독은 그의 콘서트 동영상을 가져가 작품을 구상 중이다.

제자 김 씨의 꿈을 이루는 데 앞장섰던 지 씨는 요즘 낮에는 피아노 교습을 하고, 밤에는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고 있다. 지 씨는 “특수장애인학교에서 경민이 같은 아이들을 돕는 보조교사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컴퓨터의 그림판이나 포토샵 프로그램에서 달랑 마우스 하나만으로 정교한 인물화를 그려내는 ‘꿈짱 아줌마’ 이미경(35) 씨(3월 22일자)의 꿈도 영글었다. 요즘 한 자동차회사의 홈페이지에는 그가 그린 그림이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이 씨는 “중소 규모 회사에서도 주문이 계속 들어온다”고 말했다.

UCC스타 중 유일하게 얼굴과 나이를 공개하지 않았던 3인조 음악 제작팀인 ‘상상소년’(4월 10일자). 이들은 지난달 말 드디어 디지털 싱글 앨범 1집을 내놓았다. 리더인 ‘JC’는 ‘이종찬’이라는 실명(實名)을 처음으로 밝히면서 “이번 주부터 길거리 공연으로 공개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UCC스타 효과 만점

신발 세탁 체인점을 운영하면서 신발 빠는 다양한 기술을 누리꾼에게 전수했던 이복현(27) 씨(5월 15일자)는 본보 보도 이후 유명해져 요즘 손님이 꽤 늘었다.

간단한 머리 손질법을 동영상으로 제작했던 미용실 원장 김창림(31) 씨(6월 5일자)도 자신의 가게인 ‘벨르팜므’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싱글벙글이다.

말 가면을 쓰고 코믹 뮤직비디오를 찍은 손권태(25) 씨(3월 27일자)에게는 한국마사회 측이 홍보 행사 참석 여부를 타진하기도 했다.

4인조 남성 보컬 그룹 ‘브라운 아이드 솔(Brown Eyed Soul)’을 패러디한 ‘부러운 아이들 서울’(1월 18일자)은 본보 첫 보도 이후 각종 방송에 출연하면서 팬클럽 회원 수가 2800명에서 4600명으로 늘었다. 리더인 지민규(24) 씨는 “멤버 한 명이 개인 사정으로 빠졌지만 ‘패러디 그룹’이 진짜 가수가 되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의 도전과 변신은 계속된다

인터넷 마술 커뮤니티 ‘매직캣’ 운영자인 송기영(33) 씨(2월 15일자)는 UCC와 마술을 접목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그는 “동아일보 보도 이후 더욱 힘을 얻어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시작했다. 동영상으로 마술을 배우는 온라인 학교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기타 신동’ 정성하(11) 군(4월 24일자)은 연주도 열심히 하지만 영어 공부도 열심이라고 아버지 정우창(39) 씨가 전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 기타리스트 토마스 리브가 “성하 군이 영어를 잘 구사하면 연주 행사에 초청하고 싶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동영상을 만든 온라인 모임 ‘사이버 의병’(4월 3일자)은 요즘 인터넷 댓글 정화 운동인 ‘애(愛)플 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운영자인 강효경 씨는 “위안부 할머니 동영상도, 애플 달기 운동도 모두 다른 사람을 배려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고3의 발악’이란 춤 동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충북 제천고 4인방(2006년 12월 7일자)은 모두 의젓한 대학생이 됐다. 리더인 최청순(19·배재대 신학과 1년) 씨는 “후배 고3들을 위해 여름방학 때 새로운 동영상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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