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5월 28일 03시 0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 건망증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건망증과 치매 사이에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질환이 놓여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에 비하면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에서 정상이지만 단순한 건망증보다는 더 자주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증상을 보인다.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는 달리 대부분 치매로 진행된다.
최근 미국의 유명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 270명을 10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들 가운데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됐으며 6년간 80%가량이 치매로 이행됐다.
노인이 되면 일반적으로 기억력이 감퇴하고 활동 영역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단순한 건망증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치매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2005년 10월부터 2006년 7월까지 한림대 의료원 강동성심병원이 치매예방센터를 찾은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우울척도, 일상생활동작 등 치매 관련 검사를 실시한 결과 33%인 15명이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됐다.
이들은 금방 있었던 일이나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력 저하 현상을 드러냈다. 이전에는 잘 해내던 일을 갑자기 하지 못하거나 계산 착오 등 실수가 잦았다.
가족 가운데 치매를 앓은 사람이 있거나 자신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혈관질환 위험을 지니고 있다면 건망증이 나타날 때 한번쯤 검사를 받아 봐야 한다는 게 의료진의 조언.
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연병길 교수는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된 치료법은 없다”면서 “경도인지장애 진단 후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 치료제로 쓰이는 항치매 약물이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늦춰 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일주일에 30분씩 3번 이상 조깅, 스트레칭 등 운동을 생활화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