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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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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이 알려 준 대로 하니 거짓말처럼 어머니의 병이 나았다. 강씨 총각은 풀의 씨앗을 동네 사람에게 나눠 주고 밭에 뿌려 재배했는데 그 뿌리의 모양이 사람과 비슷해 ‘인삼(人蔘)’이라고 불렀다.
인삼 특산지로 유명한 충남 금산국 남이면에 내려오는 전설이다. 예로부터 ‘삼(蔘)’은 효성이 지극하거나 심성이 고운 사람에게 하늘이 내리는 귀한 복이나 선물의 상징이었다.
삼은 나라를 구하는 도구로도 쓰였다.
고구려와 백제의 등쌀에 고심하던 신라 문무왕은 인삼 200근을 들고 당나라와 교섭해 ‘나당연합군’을 이끌어 냈다. 또 호란(胡亂)을 겪은 고려의 원종은 원나라와의 국교 정상화를 위해 인삼을 수차례 보냈다. 역성혁명을 일으켜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는 정권 초기 매년 몇 차례에 걸쳐 500∼600근의 인삼을 명나라에 바쳤다.
한국삼 삼의 약효와 품질은 당시 중국에서도 알아줄 정도로 최고였기 때문이다.
중국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러 한반도의 ‘삼신삼’에 사람을 보냈다고 한다.
불로초란 바로 ‘고려인삼’을 뜻한다는 말도 있다. 중국의 ‘본초강목’에도 “고려인삼이 가장 좋다”고 적혀 있다.
2001년 TV 드라마 ‘상도’에는 중국 상인이 인삼 값을 흥정하다 갑자기 삼을 불태우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 상인들은 불에 타 없어지는 삼이 아까워 어쩔 줄을 모른다. 결국 중국 상인들이 백기를 들고 조선 상인 원하는 대로 가격을 정하는 것은 물론 불태운 삼 값까지 물어 준다.
고려인삼의 위력은 여전하다. 2001년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한국의 10대 세계 일류상품 중에서 유일하게 포함된 농산물이 ‘고려인삼’이다.
인삼은 한국의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게 건네는 선물 1순위이기도 하다.
삼은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하며 기를 보강해 주고 병을 고쳐 줬다.
만물의 영장이 ‘인간’이라면 약초계의 영장이자 영물은 바로 ‘삼’이다.
글=이호갑 기자 gdt@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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