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봄철운동 증후군/테니스 엘보

  • 입력 2007년 3월 21일 03시 00분


운동하기 좋은 봄이다. 들뜬 마음에 골프채나 테니스 라켓으로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팔꿈치가 욱신거리는 ‘테니스 엘보’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이 증상은 봄철에 가장 많이 나타나 ‘봄철운동 증후군’으로도 불린다.

더욱이 평생 테니스 라켓이라고는 한 번도 쥐어본 적이 없는 전업주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프로그래머 역시 ‘테니스 엘보’ 진단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 가정주부-요리사-목수 등도 자주 발병

테니스를 치는 사람이 많이 걸리는 질환이라고 해서 ‘테니스 엘보’라는 이름이 붙었다. 팔꿈치 관절 바깥쪽, 즉 팔이 구부러지는 곳의 바깥쪽이 아픈 질병이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외측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일반적으로 ‘외상과염’을 뜻한다. 반면 골프를 친 후 생기는 통증은 주로 팔꿈치 내측에 생겨 ‘골프 엘보’ 라고 부르기도 한다.

테니스를 칠 때처럼 손에 물건을 쥐고 뒤트는 동작을 할 때도 테니스 엘보 증상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운동 중에 갑자기 과도한 힘을 주거나 벽돌 쌓기, 나사못 돌리기, 뜨개질 등을 하면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테니스 엘보는 테니스 선수뿐 아니라 요리사, 목수, 가정주부 등 누구에게나 생긴다. 최근에는 골프를 치는 사람에게도 자주 나타난다.

특히 겨울 내내 움츠려 있다가 봄이 되어 몸을 충분히 풀지 않은 채 갑자기 운동을 하면 쉽게 테니스 엘보가 온다.

팔꿈치 통증이 심해지면 나중에는 문고리를 돌리거나 물건을 집지도 못한다. 화장지도 들지 못할 정도로 힘이 빠져 간혹 중풍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 환자 90%이상 약물-운동으로 치료 가능

팔꿈치가 욱신거리는 테니스 엘보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전문의사의 병력 청취, 진찰, 그리고 X선 촬영을 통해 대부분 간단히 진단된다. 종종 관절염, 요골신경 압박증후군, 외상 등을 파악하기 위해 근전도검사,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정밀검사가 병행되기도 한다.

테니스 엘보 증세를 앓는 환자 가운데 90% 이상은 수술을 받지 않고 약물과 운동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팔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 4∼6주간 손목에 가벼운 보조기를 끼우고 통증을 유발하는 어떤 활동도 피해야 한다. 초기에는 냉찜질이 좋지만 수주일 이상 만성화된 환자는 소염제에 더해 초음파와 전기자극 등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 치료로는 스테로이드제로 통증을 완화하거나 영양제와 마취제가 혼합된 주사제를 사용한다. 일단 통증이 가라앉으면 손목과 손가락의 물리치료를 통해 팔꿈치 부분의 재파열을 방지해야 한다.

수개월 간의 치료로도 낫지 않으면 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은 ‘경피적건이완술’ ‘관절경수술’ ‘윤상인대제거술’ ‘힘줄의 Z-성형술’ 등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팔꿈치 힘줄의 상태에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테니스 엘보와 골프 엘보에 모두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너슬 수술법’이 있다. 이 수술법은 팔꿈치의 염증부위를 제거하고 파열된 힘줄을 원래의 자리로 복원시키는 방법으로 수술에 20여 분 정도가 걸린다.

○ 운동 전 후 5분 이상 스트레칭으로 부상 예방

예방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다. 운동 전후에 반드시 5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 몸 근육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손목 강화운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동작은 손바닥을 하늘 방향으로 한 상태에서 아령을 잡고 천천히 손목을 구부렸다 펴는 것이다. 10∼20회 실시하고 1∼2분 휴식한 뒤 손등을 위로 향하게 아령을 잡고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손목에 무리가 가도록 스윙을 하지는 않는지, 라켓은 자신에게 맞는지 등을 점검한다. 일상생활에서 비슷한 증상이 생긴 사람도 마찬가지. 키보드를 두드릴 때 손가락과 손목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취하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50분 일을 하면 10분은 쉬어 근육이 무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움말=이석범정형외과 이석범 원장 02-516-8802)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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