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담배’ 시대 니코틴 되레 늘었다

  • 입력 2006년 9월 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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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들은 갈수록 ‘순한’ 담배를 찾고 있지만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의 함유량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31일 매사추세츠 공공보건국 연구 결과를 인용해 “1998년부터 2004년 사이 대부분의 미국 담배에서 니코틴 함유량이 10% 가까이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공공보건국이 시판 중인 담배 116종을 대상으로 모의 흡연 실험을 한 결과 담배 1개비에 포함된 실제 니코틴의 양이 1998년에는 평균 1.72mg이었으나 2004년에는 1.89mg으로 9.9%나 많아졌다는 것.

116종의 담배 중 92종에서 니코틴 양이 늘어났고 52종은 10% 이상 늘어났다. RJ 레이놀즈가 만든 도럴 라이트의 니코틴 양은 무려 36%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흡연 고등학생의 3분의 2가 선호하는 말버러도 니코틴 양이 12%나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특히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담배 브랜드일수록 니코틴 증가 수치가 높았다.

대부분의 담배제조사는 이런 결과에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 담배제조사 관계자는 “니코틴 측정 장비에 따라 같은 브랜드의 담배끼리도 크게는 6% 안팎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니코틴은 중독성이 강해 담배를 끊기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코린 허스턴 흡연담당 국장대리는 “흡연자의 70%가 담배를 끊기 원하고 40%의 흡연자들이 매일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이 늘어나고 있다면 이들이 담배를 끊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사추세츠 공공보건국은 “담배 제조사들이 매년 니코틴 함유량을 측정해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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