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DMB 성인채널 시끌… 지상파DMB “반대”-TU미디어 “승인”

  • 입력 2006년 5월 17일 03시 02분


“손 안의 TV에 성인채널을 허용하는 것은 방송 정책의 무모한 오류다.”(SBS)

“유료 매체인 위성방송과 케이블TV도 성인방송을 한다. 위성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도 같은 유료방송인데 유독 우리만 비판하는 것은 위성 DMB 죽이기다.”(TU미디어)

방송위원회가 최근 위성 DMB 사업자인 TU미디어에 성인채널 ‘미드나잇 채널’ 방송을 승인하자 경쟁 관계에 있는 지상파 DMB 사업자 SBS가 뉴스 보도를 통해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TU미디어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자사 프로그램 재송신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성인채널 편성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맞서고 있다.

▽개인 미디어 DMB에 성인방송 괜찮은가=SBS는 13일 ‘8뉴스’에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박찬숙(한나라당) 의원의 말을 인용해 “여러가지 잠금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성인 오락물을 볼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손 안의 TV에 음란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TU미디어가 성인채널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TU미디어는 △만 20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4단계 보호장치를 마련해 방송위의 실사를 통과했고 △유료방송인 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TV도 성인방송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성 DMB만 못 하게 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SBS의 보도는 ‘위성 DMB, 손 안의 포르노 우려’라는 자극적인 제목 덕분에 13일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위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청소년들이 이젠 외진 곳에서 혼자 마음껏 음란물을 보게 됐다”(‘아이언테일’) “요새 누가 돈 주고 (음란물을) 보나. 인터넷 공유 사이트에 별의별게 다 있는데”(‘니키’)라며 찬반 논쟁을 벌였다.

TU미디어는 서비스 시험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월 3000원의 요금을 받고 미드나잇 채널을 방송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이 성인채널을 보지 못하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했다는 TU미디어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뉴미디어 정책 실패의 후유증=TU미디어는 성인채널을 방송하기로 하면서 경영난 타개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5월 정식 방송을 시작한 TU미디어는 지상파 프로그램 재송신이 어렵게 되자 지난해 960억 원의 적자를 보았고 올해도 800억 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가입자가 100만 명이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현재 가입자는 56만 명에 그치고 있다.

정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국내 방송 시장 규모를 무시하고 위성 DMB와 복수의 지상파 DMB 사업자를 선정하는 바람에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DMB를 대표적인 뉴미디어 정책 실패 사례로 지적했다. 또 정 교수는 “지상파 프로그램은 누구나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보편적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부당하게 프로그램 공급을 거부하고 방송위도 조정 역할을 포기해 뉴미디어 시장이 혼탁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 사장과 노조는 지난해 5월 모임을 열고 경쟁관계인 위성 DMB에 지상파 재송신을 거부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도 “불공정 거래행위인 ‘공동의 거래 거절’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왜 정부가 방치하고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최양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도 방송위의 지상파 재송신 정책을 비판하며 “방송의 정책 목표를 시청자의 선택권에 맞춘다면 쉬운 해결책이 나오는데 방송위가 사업자들 간 이해관계에 얽혀 임시방편의 해결책만 찾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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