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화학 학술지에 梨大학부생 논문게재

  • 입력 2006년 4월 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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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화학과 이윤진 씨(앞쪽)가 단백질의 산소 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한 논문을 국제 저널인 ‘독일화학회지’에 발표했다. 뒤는 남원우 지도교수. 사진 제공 이화여대
이화여대 화학과 이윤진 씨(앞쪽)가 단백질의 산소 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한 논문을 국제 저널인 ‘독일화학회지’에 발표했다. 뒤는 남원우 지도교수. 사진 제공 이화여대
이공계 학부생이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제1저자로 논문을 발표했다.

이화여대는 화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윤진(李允振·20) 씨가 체내 단백질의 산소 전달 메커니즘을 처음 규명한 논문을 ‘독일화학회지’에 제출해 게재 승인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국제 화학계의 정상급 저널인 독일화학회지에 학부생이 제1저자로 논문을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씨는 입학하면서부터 이 대학 남원우(南元祐·46) 교수가 이끄는 생체모방시스템연구단에서 ‘산소화 효소’라는 단백질의 메커니즘을 연구해 왔다.

산소는 에너지를 만들거나 노화의 원인이 되는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등 인체 생리작용에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뇌에 산소가 부족하면 뇌중풍(뇌졸중)에 걸릴 수 있다.

‘산소화 효소’는 몸에 들어온 산소를 세포에 전달해 주는 단백질이다. 이 씨는 산소화 효소를 실험실에서 합성해 산소와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밝혀냈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로 몸 안에서 일어나는 산소화 효소 작용 메커니즘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뇌중풍이나 노화를 막는 신약을 개발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서울과학고에 다니면서 한국화학올림피아드 은상, 이화여대 수학과학경시대회 화학 부문 대상을 받고 2년 만에 졸업했다.

이화여대는 2004년 수시모집에서 수석으로 합격한 이 씨를 ‘21세기 지도자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이 씨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단백질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며 “틈날 때마다 영화를 가리지 않고 보는 것이 상상력 계발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이 씨는 내년 2월 조기 졸업한 뒤 미국 등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이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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