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부설 ‘IT마스터과정’ 우리는 취업률 100%

  • 입력 2005년 12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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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도 수준급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가 개설한 정보기술(IT) 마스터 과정의 일본어 수업시간. 실력에 따라 10개 반으로 나눈 소수정예의 교육으로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학생도 졸업할 때는 중급 이상의 회화 실력을 갖추게 된다. 신원건 기자
외국어도 수준급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가 개설한 정보기술(IT) 마스터 과정의 일본어 수업시간. 실력에 따라 10개 반으로 나눈 소수정예의 교육으로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학생도 졸업할 때는 중급 이상의 회화 실력을 갖추게 된다. 신원건 기자
“남들은 돈 내고 외국 나가 공부한다던데 저는 오히려 해외에서 돈도 벌며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가 개설한 ‘정보기술(IT) 마스터과정’에 다니는 고주형(30) 씨. 그에게 지난 1년은 ‘고(高)3’보다 더 힘든 기간이었다.

매일 12시간 넘게 이어지는 수업과 프로젝트, 자율학습으로 몸은 녹초가 됐다. 쏟아지는 과제물 때문에 주말에도 편히 쉬어 본 적이 없다. 방학은 한여름에 1주일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대가는 달콤했다. 그는 최근 ‘ISF넷’이라는 일본의 중견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의 입사 제의를 받고 내년 1월 출국할 예정이다. 중급 이상의 일본어 회화 실력과 IT분야 자격증 4개는 취직과 함께 받은 ‘전리품(戰利品)’이다.

○ 취업률 100%의 신화

고 씨의 동료들도 대부분 취업이 확정된 상태. 이달 졸업하는 9기 수료생 93명 중 해외 취업희망자 88명 전원이 ‘코스모컨설팅’ 등 12개 일본 IT기업에 입사가 결정됐다. 나머지 5명은 국내 기업에 취업이 확정됐거나 입사 제의를 받고 조건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과정은 2001년 해외취업을 목표로 대졸 미취업자와 실직자 120명을 선발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4년간 졸업생들의 평균 취업률은 99%. 특히 최근 2년간 일본 취업 희망자의 취업률은 100%에 이른다.

무역아카데미 이충기(李忠奇) 이사는 “졸업생들은 대체로 연봉 3만 달러(약 3000만 원) 이상을 받고 현지에서 일한다”며 “일부는 이미 한국의 ‘팀장급’에 해당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M)급에 올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면접을 봤다. 하지만 2, 3년 전부터는 일본 업체들이 한국에 와 입사설명회와 현장면접을 진행할 정도로 상황이 역전됐다. 새로 입사설명회에 오겠다는 업체도 매년 3, 4개씩 늘고 있다.

○ 스파르타식 강훈, 실전 맞춤 교육

학생들의 일과는 오전 8시에 시작한다. 지각하는 학생이 1명이라도 생기면 다음 날 조례(朝禮)는 10분씩 당겨진다. 이때부터 일본어와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정규수업과 자율학습이 오후 9시까지 이어진다.

강사는 일본어의 경우 모두 일본인이며 IT 과목은 현업에서 3년 이상 경험을 쌓은 유자격자로 구성돼 있다. 연간 2200시간에 이르는 수업은 웬만한 대학 4년간의 강의시간을 웃돈다.

고등학생 뺨치는 빡빡한 학사 일정 때문에 낙오자도 나온다.

아카데미 측은 “주말에도 절반 이상이 나와 공부를 한다”며 “적응하지 못 해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이 매년 15%가량 될 정도”라고 말했다.

철저히 실무형 인재를 키운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론 강의 후에는 반드시 관련 프로젝트가 이어진다.

또 일본 업체 대표들과 1년에 2, 3번씩 간담회를 가진 뒤 이들의 주문 사항을 다음 기수의 학사일정에 반영한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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