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폭염 분풀이?…누리꾼들 비난글 쏟아져

  • 입력 2005년 7월 2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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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무더위는 없다더니….”

장마가 끝난 뒤 연일 낮 최고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일주일 넘게 계속되면서 기상청을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기상청 홈페이지에 쇄도하고 있다.

장마가 끝난 19일 이후 폭염이 계속되자 올라오기 시작한 누리꾼들의 비난 글은 24일부터는 매일 20∼40건씩 올라 기상청의 ‘자유토론방’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누리꾼들이 집중 비난하는 내용은 기상청이 5월 여름철 장기예보를 발표하면서 “올해 여름엔 폭염은커녕 7월엔 되레 저온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발표한 대목.


기상청은 앞서 “올해 100년 만의 무더위가 올 수도 있다”고 발표한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연구소의 제임스 한센 박사의 주장을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반박했다.

KBS 1TV ‘미디어포커스’도 5월 28일 방송에서 “NASA가 ‘올해가 100년 이래 가장 더울 수 있다’고 한 발표를 일부 언론이 ‘올여름 100년 만의 무더위’라고 한 것은 뻥튀기성 오보”라며 “이 오보로 여름용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소동이 일었지만 사과한 언론사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장마가 끝난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의 서울지역 낮 최고기온은 31.8도로 지난 12년 가운데 4번째로 더운 해로 나타났다. 아침 최저기온 역시 평균 25.2도로 열대야 기준(25도)을 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폭염이 없을 거라는 기상청의 장기예보를 보고 에어컨을 사려다 그만뒀는데 지금 애들이 엄청 고생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한 여중생은 “100년 만의 무더위가 온다는 (NASA) 소식을 들었다가 다시 오보라는 (기상청) 얘기를 들었다. 최근 날씨를 보면 어느 게 오보인지 알 수가 없다”며 기상청을 맹비난했다.

기상청은 이에 대해 “장기예보 가운데 저온현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였다”며 “실제로 장마 기간이었던 이달 초에 저온현상이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기상청은 또 “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평균기온을 집계한 결과 24.6도로 평년의 24.0도보다 약간 높은 정도”라며 “이는 전형적인 여름 날씨로 ‘100년 만의 무더위’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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