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3700여명 컴퓨터 앞에서 ‘훌훌’

  • 입력 2005년 5월 20일 18시 34분


코멘트
‘시간당 3만 원 이상 수익보장, 금요일마다 현금이 계좌로.’

20일 경찰에 적발된 한 인터넷 음란사이트가 여성회원 모집을 위해 내건 ‘여성들만을 위한 특전’ 내용이다.

이 같은 유혹에 끌려 360여 개 음란화상 채팅사이트에 가입한 여성회원은 20여만 명. 이 중 옷을 벗어던지고 음란행위를 보여준 여성만도 3700명을 넘었다.

여성 회원 A(33) 씨의 경우 자신의 집 안방에 컴퓨터 4대와 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11개의 음란채팅사이트에 가입한 뒤 여러 개 사이트에 동시 접속해 남성회원에게 음란행위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월 500만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인터넷 음란사이트 운영업자와 음란 채팅을 하면서 돈을 받은 여성 등 86명을 적발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모 서버운영회사 대표 B(32) 씨 등 음란사이트 운영업자 19명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음란행위를 보여주고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C(34) 씨 등 여성 17명과 사이트 운영업자 등 67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B 씨 등 69명이 개설한 음란 채팅사이트는 368개로 회원이 남성 130만 명과 여성 20만 명을 넘었으며, 남성 회원들이 낸 회비는 240억 원을 웃돌았다.

남성 회원들은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결제를 통해 채팅에 필요한 포인트(점수)를 구입한 뒤 음란행위를 보여주는 여성회원에게 지불했고, 여성회원은 운영자에게서 포인트를 돈으로 환전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여성회원 중에는 10대도 6000여 명이 포함됐다.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점에 착안해 40대 주부가 20대 딸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다음 젊은 여성처럼 활동한 경우도 있었다.

남자 고교생이 아버지 주민등록번호로 성인 인증을 받고 음란 채팅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채팅으로 돈을 번 여성회원 3713명 중 1000만 원 이상 수익을 올린 사람만 입건했다”며 “상당수가 주부였고 중국 현지의 조선족 여성도 있었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