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산성비 해마다 산성 강해져

  • 입력 2005년 1월 21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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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도심에서는 가급적 눈이나 비를 직접 맞지 마세요.’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 갈수록 산성(酸性)이 강한 비 또는 눈이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강수(降水)의 산성도(pH)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해 1∼10월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31개 지역에 내린 눈과 비를 조사한 결과 평균 산성도는 4.8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1999∼2002년의 전국 평균(5.0∼5.1)은 물론 2003년의 평균(4.9)에 비해 산성이 더 강해진 것.

산성도는 수치 7(중성)을 기준으로 그보다 낮을 때 산성, 높을 때 알칼리성으로 구분하며 수치가 낮을수록 산성이 강해지는 것을 뜻한다. 산성도가 5.6 이하이면 ‘산성비’로 규정된다.

산성도 4.8은 약산성에 해당하는 수치. 주변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중국(4.7)이나 일본(4.7)보다는 양호하지만 베트남(5.8)이나 몽골(5.5)에 비해서는 산성이 강한 편.

계절별로는 난방을 위한 연료 사용이 많은 겨울철의 강수 산성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황사 현상으로 알칼리성 토양 입자가 대기 중에 많이 떠다니는 봄철은 산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산성비는 호흡기 질병이나 피부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토양을 산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성도 5 이하의 비는 쌀과 밀, 보리 등의 광합성을 저하시키고 4 이하의 비는 실제 수확량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

한편 지난해 내린 산성비 중 다른 나라의 기류가 영향을 미친 53차례를 분석한 결과 이 중 23차례가 상하이(上海) 등 중국 남부지역의 기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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