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문자메시지 계속 보관”…사생활 침해 논란일듯

  • 입력 2004년 12월 5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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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업체들이 내년부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관하지 않으려던 계획을 바꿔 다시 일정기간 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TF는 사생활 침해 등의 논란이 있어 내년부터 문자메시지 내용을 저장하지 않기로 했으나 최근 고객 보호 및 수사상 필요 등을 감안해 한글 3글자(숫자나 알파벳은 6글자) 분량의 내용은 보관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고 5일 밝혔다.

KTF 오영호 홍보팀장은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받은 가입자가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메시지 내용이 저장되지 않을 경우 고객보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 등을 감안해 최소 분량의 메시지를 보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문자메시지 내용 전부를 보관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해 온 SK텔레콤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 수사가 끝난 뒤에 보관 범위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고 5일 설명했다.

SK텔레콤 이항수 홍보팀장은 “문자메시지 저장은 고객의 사생활 보호와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수사기관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쉽게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1일부터 메시지 내용 가운데 앞 3글자만 보관해 온 LG텔레콤도 이날 “경쟁사들과 보조를 맞추거나 정부의 방침이 나오면 따르겠다”고 밝혔다.

통신업계의 한 직원은 “이동통신 업체들이 지난주 고객의 권리를 중시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문자메시지 내용을 저장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수사 기관 등의 요구에 따라 일부 내용은 저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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