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GEOGRAPHY‘ 한반도 30억년 이런일이…

  • 입력 2004년 3월 28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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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움직임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우리 국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이 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과학동아는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한반도 30억년 자연사 속에서 벌어진 10대 사건을 선정해 과학동아 4월호 특집으로 다뤘다. 그 자체가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반도 땅에서 벌어진 중요한 사건을 알아보자.

①29억년 전 한반도 탄생=지구는 46억년 전 탄생 직후 온통 불덩어리였다. 점차 용암이 식어가면서 44억년 전 육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한반도는 그로부터 15억년이 지난 후 맨틀에서 분리된 암석이 지표로 올라오면서 태동했다. 최근 경기도, 강원도, 영남지역에 분포한 고(古)지층의 나이를 조사한 결과 강원 화천군 화천읍 대이리의 변성암에서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29억년 전의 지르콘이 발견됐다. 지르콘은 열과 화학반응에 강해 타임캡슐 같은 역할을 하는 광물이다.

②한반도, 바다 위로 떠오르다=강원 태백시 일대는 고생대의 기록이 남아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지층에서는 조개류 화석 위에서 식물 화석이 나와 당시 한반도가 바다에서 육지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원도는 고대 대륙인 곤드와나 대륙의 가장자리인 남위 10∼20도의 적도 근처에서 북상하던 중 바다에서 육지로 떠올랐다. 강원도의 시멘트 산업을 일으킨 석회암은 바다에서 형성된 것이며, 석탄은 한반도가 육지로 바뀐 뒤 식물이 땅에 묻혀 만들어졌다.

③두 땅이 통일되다=중생대 초기 초대륙 판게아는 남반구의 곤드와나와 북반구의 로라시아 대륙 두개로 나뉘었다. 곤드와나 대륙에서 북중한판이 먼저 떨어져 나와 북상하고, 이어 남중한판이 분리돼 역시 북반구로 향했다. 두 대륙판은 커다란 로라시아 대륙에 가로막혀 서로 충돌하면서 하나가 된다. 이 충돌로 북중한판은 두 조각으로 나뉘고, 그 사이로 남중한판이 끼어들어 3개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1억5000만년 전쯤 오늘날의 한반도가 됐다.

④중생대 땅속은 불구덩이=한반도의 암석 3분의 1 이상이 화강암이다. 석굴암이나 다보탑을 만든 이 화강암의 대부분은 중생대에 마그마가 땅속에서 굳어서 생겨난 것이다. 당시 한반도의 땅속은 온통 불구덩이였다는 것. 북한산, 관악산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바위산들이 이때 형성됐다.

⑤공룡천국 경상도=중생대 마지막 지질시대인 백악기가 되면서 땅속 마그마의 활동이 잠잠해진다. 이때 한반도는 공룡들의 낙원이었다. 이 시기 지층에서는 다양한 공룡화석이 발견된다. 특히 경상도 지역은 따뜻하고 호수가 발달돼 있어 공룡들이 번식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백악기 후기에는 다시 격렬한 화산활동이 시작되면서 한반도 공룡의 자취는 사라진다.

⑥동해가 열리다=애초 일본은 한반도에 붙어 있었다. 그러던 것이 2500만년 전쯤 일본이 떨어져나가면서 동해가 열리기 시작했다. 동해 형성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론이 있는데 하나는 일본열도가 북쪽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남쪽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확장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양산단층 등 한반도와 일본에 위치한 두 개의 단층에 힘이 작용해 이들이 미끄러지면서 확장했다는 주장이다. 동해는 1200만년 전 확장을 중단했고, 지금은 조금씩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⑦독도 탄생=독도 바다 밑에는 바다의 산, 즉 해산 3형제가 잠겨 있다. 독도해산, 탐해해산, 동해해산이 그 주인공. 해산은 정상부 지름이 20∼30km에 달하고 높이는 2000m나 된다. 수심 200m 아래 독도해산의 정상부에는 지름 500m밖에 안 되는 부분이 수면 위까지 솟아있는데 이것이 독도다. 해산이 형성된 시기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독도는 독도해산이 생겨난 후 450만년 전부터 250만년 전까지 화산이 폭발해 형성됐다.

⑧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몇년 전 한 텔레비전 역사 드라마에서는 고려 태조의 두 아들이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해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내려다보는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그들은 오늘날과 같은 천지를 보지 못했다. 천지는 1205년의 화산 폭발로 완성됐기 때문이다. 백두산은 2840만년 전부터 최근까지 화산 폭발했다. 한라산은 백두산보다 늦은 170만년 전부터 화산 폭발했고 백록담은 5000년 전쯤에 완성됐다.

⑨간빙기의 선물 서해 갯벌=수만년 전 빙하기까지만 해도 서해는 지금보다 해수면이 100m 이상 낮아 육지였다. 그러므로 한민족의 조상은 걸어서 서해를 지나 한반도로 이주했을 것이다. 서해의 해수면은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1만5000년 전부터 빙하가 녹으면서 급격히 상승했다. 서해 갯벌은 5000년 전에 해수면이 지금과 비슷해지면서 형성됐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경사가 완만한 지형 덕분에 서해에 세계적인 갯벌이 만들어졌다.

⑩2억년 후 한반도는 대륙의 중심=지구의 땅덩어리는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2억년 후쯤에는 흩어져 있던 대륙들이 한데 뭉쳐 초대륙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때 한반도는 그 중심을 차지하게 된다. 한반도 주변으로 북미 대륙, 호주대륙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 이들 대륙이 유라시아 대륙과 충돌하면서 한반도 주변에는 히말라야와 같은 거대 산맥이 형성된다. 거대 산맥은 대기순환을 차단해 한반도를 사막으로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기자 pmi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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