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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16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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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지금 어디 계세요?”
“저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상담센터에 있습니다. 예금 및 대출상품 소개, 이자 문의 등 고객님이 은행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모두 알려드립니다.”
“손님들이 많이 이용하나요?”
“아직 기자님처럼 호기심에 이것저것 묻는 손님이 대부분입니다.”
이 은행 한승철 과장은 “상담원 두 명이 여러 지점 고객을 상담할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가 줄어든다”며 “고객이 집에서 화상상담을 하는 날도 조만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정보기술(IT)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은행은 각종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인건비를 줄이고 고객은 지점을 오가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게 된 것.
주부 김희연씨(34)의 컴퓨터에는 8개 시중은행의 홈페이지가 ‘은행 가기’ 폴더에 들어 있다. 인터넷에 능숙한 김씨는 집안에 앉아 사이버지점을 오가며 은행 업무를 처리한다. IT 덕분에 은행 지점을 찾는 고객들은 출금전표에 비밀번호를 써 넣기 전 주위를 경계하는 일도 사라졌다. 이제 전표에는 비밀번호를 적는 공간이 없다. 대신 창구직원 앞에 설치된 전자비밀번호 입력기를 손으로 누르면 된다.
공과금 납부 날짜를 넘겨 연체요금을 물기 일쑤이던 회사원 최원혁씨(33)는 올해 초 국민은행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이런 문제에서 해방됐다.
모바일뱅킹은 은행과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칩을 휴대전화에 달아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
최씨는 “인터넷 뱅킹처럼 계좌이체 수수료도 없고 휴대전화가 걸리는 곳에서는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어 주머니에 은행을 넣어 가지고 다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LG텔레콤과 함께 ‘뱅크 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신한 조흥은행도 SK텔레콤과 제휴한 ‘M뱅크’ 서비스를 다음달 3일 시작한다.
LG텔레콤 현준용 부장은 “현재 37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모바일뱅킹은 이동통신사가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인터넷 평양지점’과 대구은행의 ‘인터넷 독도지점’ 등 사이버 공간에 세워진 지점들은 은행 홍보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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