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터넷]노인을 위한 인터넷 언론 '실버넷 기자단'

  • 입력 2003년 8월 18일 18시 02분


14일 서울 여의도호텔에서 창립 1주년 기념식을 가진 실버넷 기자단은 “정보화 물결 속에서 노인들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실버인터넷운동본부 대회장인 남궁석 의원(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양 옆으로 배희자 기자(여)와 변노수 기자가 앉았다. -사진제공 실버넷기자단
14일 서울 여의도호텔에서 창립 1주년 기념식을 가진 실버넷 기자단은 “정보화 물결 속에서 노인들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실버인터넷운동본부 대회장인 남궁석 의원(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양 옆으로 배희자 기자(여)와 변노수 기자가 앉았다. -사진제공 실버넷기자단
“노인을 위한, 노인에 의한, 노인의 인터넷 언론, 더 잘 키워 나가야지요.”

14일 오후 5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호텔에서는 실버넷(www.silvernet.ne.kr) 기자단 창립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나타난 기자들은 ‘늙은이’가 아니었다. 공식 행사 시작 전 자신들의 활동을 기자에게 얘기하는 그들의 눈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행사 참석을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배희자 기자(61·여)는 “젊은 시절 못 이룬 기자의 꿈을 예순에 이뤘다”며 좋아했다.

‘노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노인 손으로’라는 기치를 내건 실버넷 기자단은 꼭 1년 전 오늘 13명의 노인들로 구성돼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11명이 활동중이다.

▽‘노인 정보’는 우리 손으로=이들의 임무는 실버넷의 ‘기자마당’에 노인에게 유익한 타지의 기사를 찾아 올리거나 취재를 해서 싣는 것. 취재부서는 문화·교육부, 이슈부, 사회·복지부 등 크게 세 부서로 나눠져 있고 서울 5명, 경북 2명, 대구 충남 부산 경기에 각 1명 등 지역별로 배치돼 있다. 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노인 복지와 건강.

처음에는 기사 건당 접속수가 20∼30회를 넘기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200∼300회를 넘기기가 예사다. 그만큼 알아주는 사람이 늘었다는 얘기.

총무 일을 겸하고 있는 김영기 기자(59·서울 구로구 개봉동)는 “인터넷 공간을 활용하다 보니 젊은 대학생들이 e메일을 보내며 알은체한다”며 “남들이 알아줄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5월 가정의 달 특집 취재로 용두산공원에서 만난 73세 노인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가족이 없어 돗자리 하나를 메고 노숙을 하고 있었는데 ‘죽는 게 오히려 편할 것’이라는 그 노인의 말은 오랫동안 제 가슴속을 헤집고 다녔습니다.”(배희자 기자)

영화 ‘죽어도 좋아’가 나왔을 때는 이슈부에서 노인도 성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했고,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때는 현장을 취재하기도 했다.

기자 활동을 하다 보니 이들은 대부분 1시간 이상씩 인터넷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손자 손녀와 대화하기에 훨씬 편하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스스로가 취재원이었던 1년=이들의 1주년 기념 자료집에는 무려 23회에 걸쳐 언론에 보도됐다고 적혀 있었다. 기자활동뿐만이 아니다. 예순을 넘긴 나이에 컴퓨터 강사를 하는 분, 장애인을 찾아다니며 컴퓨터를 가르치는 분 등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기자단 단장을 맡고 있는 변노수 기자(62)는 “한 일에 비해서 지금까지 너무 과한 대접을 받은 것 같다”며 “앞으로는 기사 갱신 주기를 당기고, 정보도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2기 기자단 20명을 뽑아 교육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실버넷운동본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이빛커뮤니티, 한국정보처리학회가 후원하고 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취재팀>김태한(팀장) 나성엽 허진석 최호원 박 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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