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피살 오보 소동

  • 입력 2003년 4월 4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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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부 방송사와 온라인 매체들의 '빌 게이츠 피살 오보 소동'을 유발한, CNN방송을 가장한 허위 사이트.
4일 일부 방송사와 온라인 매체들의 '빌 게이츠 피살 오보 소동'을 유발한, CNN방송을 가장한 허위 사이트.
MBC SBS 등 방송사와 인터넷 매체가 4일 오전 사실 확인 없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의 피살설을 보도해 증권 시장이 출렁이는 등 약 15분간 전국적으로 일대 '오보 소동'이 빚어졌다.

MBC는 이날 오전 9시38분경 뉴스 도중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 피살'이라는 자막을 내보냈고 2분 뒤 신동진 아나운서가 "빌 게이츠가 피살됐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YTN이 오전 9시 45분경, SBS가 9시47분경 자막으로 같은 뉴스를 보도했으며 연합뉴스는 오전 9시 41분경 빌게이츠 회장 사진을 '피살된 빌게이츠'라는 제목으로 서비스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인터넷 한겨레, 동아닷컴, 디지틀조선, 야후, 다음 등 인터넷 매체도 이 기사를 인용해 보도해 소동은 인터넷으로도 확산됐다.

이 보도는 약 15분뒤 CNN뉴스 사이트를 위장한 허위 사이트(http://cgrom.com/news/law/gatesmurder/index.shtml)의 가짜 뉴스를 인용한 것으로 밝혀져 오보를 냈던 방송사와 인터넷 매체는 잇따라 정정 보도 및 사과문을 냈다.

MBC는 "팩시밀리로 들어온 제보의 출처가 CNN 닷컴과 너무나 똑같이 모사돼 있었다"며 "CNN 닷컴 조회에서 관련 기사를 찾지 못했으나 간혹 기사 업데이트 과정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팩시밀리의 내용을 기사화했다"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의 피살설이 긴급 뉴스로 전해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536선까지 떨어지는 등 '쇼크 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영국 BBC는 두 개의 소스로 사실을 확인한다는 '투소스 룰'을 갖고 있다. 속보경쟁은 언론의 숙명이지만 여기에만 매몰되면 저널리즘의 신뢰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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