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후보 당선 후 네티즌 반응

  • 입력 2002년 12월 20일 15시 22분


대선 기간 내내 새로운 선거운동으로 관심을 끌어온 인터넷이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 다시 한번 뜨거워지고 있다.

당선의 윤곽이 잡힌 19일 오후 9시부터 시작된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 축하글은 20일에도 끊임없이 노 후보 홈페이지를 장식하며 네티즌들의 열망을 담아냈다.

이회창 후보의 홈페이지에도 '국민의 절반은 당신을 선택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낙선을 위로하는 글이 잇따라 올랐다.

네티즌들은 또 게시판을 통해 '전라도 지역의 압도적인 노후보 지지' 등 지역갈등의 문제로 해석될 수 있는 현상에 대해 서로를 비판하는 글을 수없이 올리기도 했다.

필명을 '축하합니다'라고 밝힌 네티즌은 노무현 홈페이지에서 "민주노동당을 지지해 온 사람으로서 선거 전날 있었던 정몽준 대표의 노 후보 지지 철회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며 "민노당을 지지한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머금고 노후보를 선택했음을 알아달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울산에서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10%도 채 나오지 않은 지역이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잘 알 것"이라며 "우리의 선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박민철'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자영업자라고 밝힌 뒤 "호남만을 위한 배려는 사절한다"고 분명히 말하고 "지역감정 없는 균형된 발전 청사진을 제시해 주고, 제2의 IMF사태가 온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위축된 경제와 신용불량자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희망을쏘다'라는 네티즌은 노사모 회원들을 겨냥한 듯한 글에서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비판적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며 "잘못이 있으면 매정하게 비판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회창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이 후보를 격려하는 글이 잇따랐고, 전라도 지역에서 여전이 노 후보의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것에 대한 노 후보 지지자와의 설전이 뜨거웠다.

'cynicalhead'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이 후보가 깨끗이 승복한 것은 잘 한 일"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40% 이상이 당신을 지지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어 "진보든 보수든 이제는 노무현 당선자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이회창-영남, 노무현-전라 식의 지역감정은 '옥의 티'였다"고 평가했다.

필명을 'gkskdls'로 밝힌 40대 네티즌은 "이번에도 특정 지역의 특정후보 지지가 앞도적으로 많았던 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한 뒤 "많은 국민들이 이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을 잊지말라"고 위로했다.

'안타깝다'라는 필명의 20대 네티즌은 "노 후보 측 지지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 후보를 지지한 나 같은 젊은이를 아르바이트생으로 비하한 것은 잘못"이라며 "모든 젊은이들이 이 후보를 미워한 것은 아니다"는 격려의 글을 남겼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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