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홈시어터 시스템 “DVD 비디오는 가라”

  • 입력 2002년 12월 9일 17시 34분


홈시어터와 홈네트워크의 융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액정프로젝터,스크린, 5.1채널 스피커 등으로 꾸민 홈시어터 시청룸.전영한기자
홈시어터와 홈네트워크의 융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액정프로젝터,스크린, 5.1채널 스피커 등으로 꾸민 홈시어터 시청룸.전영한기자

홈시어터 시스템이 설치된 거실.

액정프로젝터가 빚어내는 현란한 화면에 맞춰 6개의 스피커가 실감나는 입체 음향을 연방 뿜어낸다.

스크린에서는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다운로드한 최신 영화가 돌아가고 있다. 일정한 콘텐츠 사용료만 내면 항상 최신 개봉영화를 인터넷에서 받아볼 수 있으므로 DVD타이틀을 빌리거나 살 필요는 없다.

거실에서 아내와 아이가 최신 영화를 보는 동안 방음 처리된 서재에서는 남편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서재에 있는 오디오 장치라곤 6개의 스피커가 전부. 홈시어터 시스템이 홈네트워크와 통합돼 거실의 AV리시버를 통해 서재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동시에 AV리시버 하나로 거실에서는 영화를 보고 각각의 방에서는 다른 음악을 듣는 일도 가능하다. 또 홈시어터 시스템은 랜을 통해 PC와도 연결돼 있어 하드디스크 속에 저장된 오디오파일을 AV리시버의 리모컨으로 찾아 목록까지 만들어 들을 수 있다.

홈시어터 시스템이 홈네트워크와 만나 이처럼 상상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네트워크 기능 강화는 내년도 홈시어터 시장의 최대 화두. 디지털 가전과 홈서버 등 정보기기와 가전 시장의 홈네트워크 열풍이 마침내 홈시어터 시장에도 불어닥친 셈이다.

홈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홈시어터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지면 가정의 AV 엔터테인먼트 활용도 한 차원 높아질 전망이다. AV전문 포털 AV플라자(www.avplaza.co.kr)를 운영하는 홈시어터 전문가 이수욱씨는 “홈시어터에 이어 홈네트워크가 빠르게 대중화하면서 두 분야의 융합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AV시스템 제조업체 온쿄는 ‘넷튠’이라는 홈네트워크용 AV리시버 시스템을 선보여 네트워크 홈시어터 시스템의 대중화를 예고했다. 이 시스템은 AV리시버를 가정의 홈네트워크에 연결해 동시에 12명이 하나의 AV리시버를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제품.

AV리시버 한 대를 동시에 여러 명이 다른 콘텐츠 감상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방마다 오디오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리모컨으로 같은 네트워크안에 있는 전용 서버나 PC안에 저장된 음악파일을 찾아 목록을 만들어 재생하고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영상이나 음악파일을 감상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엔터테인먼트 홈서버 기능의 미디어센터PC는 홈시어터 시스템의 홈네트워크 활용도를 크게 끌어올린 신개념 PC.

이성주 삼성전자 컴퓨터시스템 사업부장은 “미디어센터PC는 거실의 고립된 홈시어터 시스템을 외부 초고속인터넷망과 연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받은 영상, MP3파일 등 콘텐츠는 홈시어터 시스템을 통해 대형 화면과 입체음향으로 즐길 수 있다.

국내 업체인 쥬빌로를 비롯해 도시바, 소니 등 일본의 가전업체들은 홈시어터 시스템의 네트워크 기능을 보강해주는 개인용디지털리코더(PVR)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PVR는 밖으로는 초고속인터넷, 안으로는 홈네트워크를 통해 홈시어터 시스템과 연결돼 있어 TV, DVD, 캠코더 등의 고화질 영상을 하드디스크에 디지털로 녹화·저장해두고 볼 수 있다.


LG전자가 개발한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홈시어터 시스템을 주문형비디오 센터와 연결, 비디오 대여점을 찾을 필요가 없다. 홈시어터 시스템에 연결된 프로젝션TV 화면과 리모컨을 이용해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을 조작하고 작동상태를 점검할 수도 있다. 홈시어터 시스템은 전력선을 통해 가정의 가전제품과 연결돼 별도의 랜케이블이 필요없다.

홈시어터 시스템의 네트워크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을 둘러싼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KT는 PC와 TV로 즐길 수 있는 ‘홈미디어’ VOD 서비스를 최근 유료화했다. 영화투자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와 손잡고 250여편의 영화콘텐츠를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각 가정에 공급하고 있다. 두루넷은 ‘ON-TV’ 서비스를 통해 코리아닷컴의 영화, 교육, 방송, 만화 등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TV VOD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은 내년 상반기에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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