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美교통사고 20%가 졸음운전

  • 입력 2002년 12월 1일 18시 45분


졸음운전이 한 여성의 일생을 망쳐버렸다.

미국인 멜리사 쿨렌은 델라웨어주의 시골길에서 운전 중이었다. 한 차가 중앙선을 넘어 그녀의 차와 충돌했다. 옆에 타고 있던 아버지는 즉사했고 그녀는 중상을 입었다. 쿨렌씨는 3년간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며 여러 번 수술을 받았고 직업인 교사직도 포기했다. 사고를 일으킨 여성은 사고 전날 3시간밖에 안 잤고 사고 당시에도 운전대를 잡고 자고 있었다. 그녀에겐 사고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얼마나 많은 교통사고가 졸음 때문에 일어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사고가 났을 때 졸음이 원인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120만건의 교통사고 중 20% 정도가 운전자의 피로와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6∼7시간을 잔 사람은 8시간을 잔 사람에 비해 사고를 낼 확률이 두배가 높고 5시간 이하를 잔 사람은 최고 4배까지 높아진다. 또 남들이 자는 시간에 깨어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오전 2∼4시가 가장 많고 낮잠 잘 시간인 한낮이 그 다음으로 많다.

졸린 사람이 비록 잠들지 않고 참는다 해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위급상황에 반응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건 당연하다. 특히 졸린 상태에서 술을 한 잔 마셨다면 네 잔을 마신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된다.

졸음운전과 관련된 사고의 대부분은 치명적이다. 왜냐면 졸린 운전자들은 브레이크를 밟거나 충돌을 피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전에 사고를 내기 때문이다. 시속 60㎞ 이상으로 달리고 있을 때 3초만 졸아도 축구경기장 길이 만큼의 거리를 가게 된다.

졸음운전을 해결하려면 ‘졸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먼 길을 가기 전에는 충분히 잠을 자고 잘 시간인 밤에 출발하는 것은 피한다. 두 명이 번갈아 가며 운전하는 게 좋다. 운전자에게 말을 시킬 사람이 있다면 더 좋다. 혼자 운전해야 한다면 적어도 2시간에 한 번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

운전하기 전에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 특히 탄수화물은 피한다. 운전 중의 배고픔을 해결하려면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무설탕 음료수를 준비한다. 카페인도 도움이 된다. 섭취한 카페인이 뇌에 영향을 주려면 15∼20분이 걸리므로 졸릴 때까지 기다렸다 먹으면 늦는다. 평소에 카페인 섭취가 많은 사람에겐 별로 효과가 없다.

최고의 대책은 차를 세우고 잠시 자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혼자 운전하다가 차를 세워놓고 자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여긴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여성 운전자의 95%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http://www.nytimes.com/2002/11/26/health/26DROW.html)

정리〓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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