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용 돼지 대량생산되나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8시 45분


사람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장기이식용 돼지.-동아일보 자료사진
사람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장기이식용 돼지.-동아일보 자료사진
동물에 사람의 유전자를 확실하게 삽입하는 새로운 방법이 나와 장벽에 부딪쳤던 장기이식용 돼지 생산에 돌파구가 열렸다.

21일 이탈리아 밀라노대 여 교수인 마리아루이사 라비트라노 박사팀은 돼지의 정자에 사람의 유전자를 넣는 방법을 통해 장기이식용 돼지의 생산 성공률을 현재 4%에서 57%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 과학아카데미회보(PNAS)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생명공학자들은 돼지의 수정란에 사람의 유전자를 넣어 장기이식용 돼지를 만드는 실험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이 방법은 돼지에 인간의 유전자가 삽입돼 정상적으로 기능할 확률이 4%에 불과했다.

반면 라비트라노 박사팀이 개발한 ‘정자 매개 유전자 이식(SMGT)’ 방법으로 생산된 97마리의 돼지는 인간의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삽입된 확률이 57%나 됐다.

이 방법은 사람의 유전자를 넣은 배지에서 돼지의 정자를 배양하면 돼지의 정자가 자연적으로 사람의 유전자를 받아들여 사람의 유전자를 자손에게까지 전달하는 것.

이번에 연구팀이 삽입한 것은 hDAF라는 사람의 유전자. 이 유전자는 돼지의 심장, 폐, 신장 등 다양한 장기에서 모두 작동했다. 이 유전자가 삽입된 돼지의 장기는 인간의 단백질을 생산하므로 사람에게 이식해도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연구팀의 세포 실험 결과 밝혀졌다.

연구팀은 쥐에서도 정자 매개 유전자 이식 실험에 성공한 바 있어 돼지 뿐 아니라 다른 장기이식용 동물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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