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IT세상]디지털 카메라는 ‘만능 재주꾼’

  • 입력 2002년 9월 8일 17시 49분


전자상가에서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디지털카메라 상점이다. 젊은 커플이 디지털카메라를 들여다보며 직원의 설명을 듣고있다.
전자상가에서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디지털카메라 상점이다. 젊은 커플이 디지털카메라를 들여다보며 직원의 설명을 듣고있다.
회사원 박종희씨(39)는 요즘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의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박씨의 디지털카메라는 지난해 40만원 정도 주고 산 200만화소급 제품. 그는 집에서나 밖에서나 늘 셔터를 누르고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린다. 아들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던 친구들에게 파티 사진을 e메일로 보냈더니 동네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빠가 됐다.

박씨뿐이 아니다. 요즘은 디지털카메라 한 대 없으면 정보화에 뒤진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디지털카메라는 단순히 찍고 보는 것 외에도 디지털메모장, MP3플레이어, 캠코더 등 만능 생활 정보기기로도 쓸 수 있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엄지손가락 만한 크기의 제품으로 찍어도 전문 사진작가 수준의 작품을 만들고, 간단한 음성녹음으로 메모장을 대신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왔다.

디지털카메라로 분서나 명함을 찍어 필요한 내용을 메모할 수 있다. 사진제공 디시인사이드

▽디지털카메라는 메모장〓디지털카메라 마니아 박유진씨(24)에게는 자신만의 독특한 메모 습관이 있다. 신문기사 내용, 전화번호, 책, 음반 등의 제목을 급히 메모해야할 때 수첩 대신 항상 들고 다니는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애용한다.

만나는 사람들의 명함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사진파일로 모아두고 있다.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옷, 구두, 액세서리, 카페 등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뽑아든다.

박씨는 “평소 들고 다니는 디지털카메라를 메모장으로 활용하면 서류나 명함은 물론 일상생활의 다양한 경험을 모두 메모로 남길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올림푸스 E20N

▽이런 일도 할 수 있다〓최근 대만에서 열린 전시회를 관람했던 직장인 정준기씨(32)는 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바로 사무실로 전송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전시장에 인터넷이 되는 PC가 있어 디지털카메라의 메모리카드만을 연결해 e메일로 사진을 보낸 것. 덕분에 회사에서 현장 사진을 받아보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디지털카메라에 쓰는 메모리카드는 급할 때 문서나 동영상 등을 저장하는 휴대용 저장장치로도 쓸 수 있다.

소니U10

아날로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려면 필름부터 다른 것으로 준비해야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언제든 슬라이드로 볼 수 있다. 카메라를 TV에 연결해 TV화면으로 슬라이드를 감상하는 방법.

▽작게 더 작게〓디지털카메라 전문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에 다니는 이선영씨(25)는 두 달 전 후지필름 악시아의 30만화소급 디지털카메라 아이플레이트를 샀다. 명함집 정도 크기에 무게는 35g에 불과해 보는 순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주머니나 핸드백에 화장품처럼 항상 넣고 다닌다.

후지 악시아 아이플레이트

소니의 DSC-P9은 400만화소급으로 휴대전화 크기다. 버튼을 한 번만 눌러도 16장을 계속해서 찍을 수 있다. 소니는 11월중 엄지손가락만한 130만화소급 ‘사이버샷 U10’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올림푸스의 400만화소급 C40줌, 카시오의 211만화소급 엑실림 EX-S2, 파나소닉의 35만화소급 D스냅 SV-AV10도 초소형 모델로 인기가 높다.

▽나도 전문작가〓값을 크게 낮춘 400만화소대의 고성능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올림푸스의 400만 화소급 ‘C4000줌’은 16절지 크기로 출력해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후지필름의 ‘파인픽스 F401 줌’은 동영상은 8분, 음성은 30초까지 기록할 수 있다. 삼성테크윈의 400만화소급 ‘디지맥스 410’은 65만원대 고급기종이다. 파나소닉과 소니는 각각 독일 라이카 렌즈를 얹은 413만 화소급 ‘DMC-LC5’과 512만 화소급 사이버샷 DCS-F717을 내놓을 예정이다.

디지털인사이드 김유식 대표는 “광학줌은 실제 렌즈가 거리를 조절하므로 확대해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는 반면 디지털 줌은 화상을 확대하는 방법이므로 카메라를 고를 때 이를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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