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피부 화끈거리면 비누-화장품 금물

  • 입력 2002년 7월 14일 17시 40분


휴가 시즌이다. 한 광고의 카피대로 ‘열심히 일한 당신’이 가족과 함께 ‘떠날 때’다. 그러나 무작정 여행지로 떠나면 지친 심신(心身)에 활력을 넣는 휴가가 아니라 되레 가족 관계가 뒤틀려지기 십상이고 휴가가 병가(病暇)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준비물을 꼼꼼히 챙기고, 응급조치를 숙지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가 있을 경우에는 승용차 여행을 3, 4일 이내로 잡도록 하고 아이 건강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휴가철 건강 지키기

▽휴가 준비〓가족과 함께 여행할 때는 무엇보다 건강보험증을 꼭 챙겨야 하며 응급약품을 준비하는 것도 필수. 해열진통제 멀미약 피부연고 소화제 붕대 거즈 반창고 솜 핀셋 가위 소독약 자외선차단제 모기퇴치용품 등을 준비하도록 한다.

해외여행을 갈 때에는 해외여행 보험을 들고 여행사에 문의해서 전염병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요즘 웬만한 종합병원에는 ‘해외여행클리닉’이 있으므로 여행 전 이곳을 이용해 예방접종을 하고 자문을 받는 게 좋다.

아프리카와 동남아를 여행할 때에는 특히 말라리아에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 걸리는 삼일열 말라리아와 달리 해외에서 유행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생명을 앗아간다. 실제로 재작년 개그맨 김성찬씨가 동남아에 촬영 갔다가 말라리아에 걸려 숨지기도 했다. 이 병은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치료제인 클로로퀸이나 메플로퀸을 예방 차원에서 복용해야 한다.

아프리카 남미 등에 여행할 경우 황열 백신을 맞지 않으면 입국 자체가 안되기도 한다.

지병이 있는 사람이나 임신부는 출국 전 의사에게 진찰을 받고 평소 복용하는 약 이름과 질병 기록을 꼭 영문으로 만들어서 여권과 함께 보관한다.

▽응급 조치〓해수욕장에서 피부가 발개지고 얼얼하면 화상 중 가장 경미한 1도 화상일 가능성이 크다. 화끈거리는 부위에 찬물이나 우유를 부으면 증세가 개선된다. 피부가 후끈거릴 때에는 비누나 화장품을 쓰면 악화하므로 맹물로 씻도록 한다. 물집이 생기거나 살갗의 색깔이 검은색 또는 흰색으로 변하면 2도 이상의 화상이며 휴가지에서 돌아오자마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이들은 귓병에도 잘 걸린다. 귓병은 귀에 물이 들어가서 발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귀를 후비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므로 물놀이 뒤 귀를 후비지 않도록 한다.

다만 선천적으로 귀지가 축축한 사람은 수영 뒤 오염된 물에 의해 귀 바깥이 곪고 심하게 가려운 풀(Pool)병에 걸리기 쉽다. 이때는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그대로 둬도 자연스럽게 낫는다.

눈병에 걸렸을 때 함부러 안약을 사용하면 악화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병원을 찾도록 한다. 아이가 설사할 때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고 유제품은 먹이지 않는다.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 따뜻한 물수건으로 배를 찜질하면 증세가 나아진다.

▽비행기 안에서〓비행기 안은 매우 건조하므로 물과 주스를 자주 마시도록 한다.

콘택트 렌즈 사용자는 가급적 안경을 끼도록 한다. 해외 여행시 안경이 깨지거나 부러지면 국내에서처럼 금방 맞추지 못하므로 예비용 안경을 최소 1개 이상 준비하도록 한다.

기내에서는 사람의 체내 산소량이 지상보다 3∼4% 적기 때문에 알코올 대사능력이 떨어진다. 기내에서 술을 한 잔 마시는 것은 지상에서 두 잔 마시는 셈이 되므로 술을 공짜로 준다고 마구 마셔서는 곤란하다.

이착륙 때 귀가 아픈 적이 있는 사람은 이착륙 전부터 가볍게 턱을 움직이거나 껌을 씹도록 한다. 이착륙 시 입을 다물고 코를 막은 뒤 숨을 내쉬거나, 코를 막고 침을 여러 번 삼키거나 하품을 해도 귀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정맥에 피떡이 생겨 혈액 흐름을 막게 된다. 종아리가 붓고 숨이 차며 심할 경우 목숨을 잃는 ‘일반석 증후군’은 퍼스트와 비즈니스 클래스 이용자에게도 생길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내에서 꽉 조이는 옷보다 편안한 옷을 입도록 한다. 또 자주 일어나 복도를 걸어다니고 앉아서도 수시로 발과 무릎을 주무른다. 특히 신체가 꽉 조인 상태에서 잠들지 않도록 한다.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일반석 증후군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해외에서 발표됐다. 출발 하루 전부터 1시간 전까지 아스피린을 한알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는 것.

시차 적응도 신경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여행할 때보다 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여행할 때 신체 적응력이 떨어진다. 미국 여행시에는 떠날 때, 동남아나 유럽 여행시에는 돌아올 때 시계를 도착지의 시각에 맞춰 놓고 도착지 시간에 맞춰 잠을 자거나 생활하는 게 좋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휴가철의 건강 여행 10계명
①응급약품과 건강보험증을 준비한다.
②야외에 나갈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차단지수(SPF)가 20∼30되는 것으로 3, 4시간마다 바르되 땀이 많이 나거나 해수욕을 할 때는 더 자주 바른다.
③살갗이 발개지면 찬물로 씻고 샤워시에 비누를 쓰지 않는다.
④아이들이 땡볕에서 1시간 이상 놀지 않도록 한다.
⑤물놀이 뒤 살갗의 허물을 벗기거나 귀를 후비지 않는다.
⑥물은 생수를 마시고 해외여행시에는 호텔의 생수를 갖고 다니면서 마신다.
⑦항공기 안에서는 물을 자주 마신다.
⑧항공기를 타기 전에 아스피린을 한 알 먹는다.
⑨해외여행시 전염병 예방접종 등을 한다.
⑩휴가가 끝나기 2, 3일 전 여행을 마치고 집에서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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