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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5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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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번 폴란드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오늘 미국과의 경기에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임하는 것 같았다. 특히, 아시아 최고의 리베로 홍명보의 눈빛에 비장함이 흘러내렸다.(그는 평소에 정신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드디어 휘슬이 불리고 "마지막 승부"가 시작되었다 여기서 마지막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우리팀이 포루투갈에게 이긴다는 확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그들에게 있어서도 이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그들은 저번 포루투갈과의 경기에서 참패했기 때문에 이번 우리나라와의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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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우리와 미국은 서로를 거세게 밀어부쳤다 두 팀 다 공격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던 중 우리팀의 홍명보가 상대방의 볼을 빼았아서 안정환에게 롱패스를 연결해 주었다. 확실한 우리의 역습이었다. 그들은 우왕좌왕했고 반대로 안정환은 안정적으로 볼을 컨트롤해서 슛을 날렸다. "슛! 골~인~!!!" 축구 해설자 신문선의 우렁찬 목소리였다. 정말이지 아주 멋진 골이었다. ^^
그리고 그 만큼 멋진 건 골을 넣은 뒤의 안정환의 행동이었다. 바로 반지에 키스를 하는 그의 모습... 우리는 열광했고 선수들은 모두 관중석쪽으로 모여서 환호했다.
그뒤로 우리 선수들의 모습은 한 마디로 "파죽지세"였다. 미국은 우리의 기세에 눌려 공격다운 공격 한 번 못해보고 전반전을 끝내야만 했다.
휴식 시간에 들 뜬 마음 가라앉히고 우리 선수들은 후반전을 준비하러 경기장에 다시 나왔다. 미국은 전반전 끝난 후에 상당히 쳐져 있는 분위기였으나 후반전을 준비하러 나올 때는 아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삐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미국은 거세면서도 거칠게 공격해왔다. 우리도 뒤지지 않고 거세게 공격해서 맞섰다.
후반 27경..공격하던 중...이천수가 볼을 걷어냈고 그들은 코너킥을 얻게 되었다. 상대 선수가 코너킥을 날렸고 우리 선수와 미국 선수들은 함께 하늘로 솟구쳤다. 그러나 미국 선수의 머리에 볼이 닿았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우리 편이었다~!!! 우리 골포스트를 간신히 넘어 간 것이다. 휴~~
김병지가 볼을 주워와서 유상철에게로 패스해 주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어영부영할 시간이 없었다. 우리는 곧바로 치고 나갔다. 유상철이 박지성에게 패스를 해주었고...여의치 않자 유상철에게 박지성이 다시 패스해 주었다. 그러나 유상철이 볼을 받던 중 상대 선수의 반칙에 넘어졌다.
그 결과...우리의 프리킥이 주어졌다. 골포스트와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으나 해 볼만한 거리였다. 유상철이 프리킥을 했다. 그러나 볼은 상대 선수에게 맞고 붕 떴었다. 그 때였다!!!!!! 잽싸게 박지성이 쫓아가서 멋지게 헤딩을 넣었다. 상대 골키퍼는 옴짝달싹 못했고, 미국 선수들 모두 망연자실한 기색이 역력했다. 후반전 15분을 남기고 2:0이 된 것이다. 우리는 수비 위주로 전술을 바꿨고, 그들에게 매우 침착하게 대응했다.
아~홍명보는 확실히 우리의 믿음직한 대들보였다!! 남은 시간동안 상대가 공격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게 철저히 방어했다. 물론 우리의 골키퍼 김병지의 선방도 한몫 톡톡히했다... 삐익~ 주심의 마지막 휘슬 소리였다.
아! 우리 국민들과 선수들 모두 남은 15분간 마음졸이며 "삐익~"소리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16강이었다!! 16강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된 것이다!! 우리 선수들과 관중들...모두 환호를 하며 일어섰다. 자세히 보니 모두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 그리고 우리의 히딩크 감독, 선수들과 얼싸안고 승리를 축배하며 헹가래를 했다. 나는 그에게 정말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지만 선수들은 그에게 감사의 표현을 승리로 보답한 것이었다. 정말..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Korea Team Fithing~!!!"
작성: 한혜영(id:bbid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