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멋도 부리고 선글라스 눈도 챙기고

  • 입력 2002년 6월 2일 17시 39분


선글라스는 ‘패션’이 아니고 ‘건강’이다.한 낮에는 내리쬐는 햇볕에 눈을 제대로 뜨기가 힘들 정도. 그래서인지

젊은이들이 많은 강남이나 신촌 명동 거리에는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안 낀 사람보다 많다.

대부분은 선글라스를 패션 소품으로만 생각해 기능보다는 디자인에 치중해 고르고 있는 게 사실. 그러나 안과 전문의들은 선글라스는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주는 ‘눈 건강의 필수품’이라고 강조한다.

▽왜 필요할까〓좋은 렌즈의 선글라스를 쓰면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거의 99% 방지할 수 있다.

자외선은 모든 피부질환의 주범이자 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눈은 빛이 들어오면 저절로 깜박이거나 눈동자를 수축시켜 스스로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지만 자외선을 지속적으로 쬘 경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히 해변의 백사장이나 스키장의 설원은 짧은 시간에 많은 자외선을 쬐게 되므로 눈에게는 ‘고위험 지대’다.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면 각막의 상피세포가 손상돼 염증이 생기는 각막염에 걸릴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각막궤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백내장도 자외선과 관련이 있다. 청담 밝은세상안과 이종호 원장은 “백내장은 눈의 수정체가 뿌옇게 되는 노인성 질환인데 최근 30, 40대에도 자주 발병하는 것은 자외선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반드시 이같은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도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강한 햇빛에 눈이 부시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내버려두면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며 “맨눈으로 빛을 쳐다보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조언했다.

또 선글라스는 먼지나 이물질로부터 안구를 보호하고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어떤 것을 고를까〓색상이 진하다고 자외선 차단 효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좋은 선글라스는 자외선을 차단시키고 가시광선은 그대로 통과시켜야 하는데 색이 진하면 자외선 차단효과는 높지만 가시광선 투과율이 매우 낮아진다. 거울에 비춰 볼 때 눈동자가 보이지 않으면 너무 진한 것이다.

자외선 차단 코팅은 자외선을 400㎚(1㎚는 10억분의 1m)까지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빛의 투과율을 좋게 하는 멀티코팅 렌즈라면 물체가 더 선명하게 잘 보인다. 렌즈를 눈 앞에서 상하로 흔들었을 때 물체가 일그러져 보이지 않아야 하며 햇빛에 비춰 봤을 때 렌즈에 미세 균열입자가 없어야 한다. 렌즈의 크기는 눈을 충분히 덮는 정도가 바람직한데 실내용 안경보다는 크기가 조금 큰 것이 좋다.

대부분의 선글라스는 정면에서 오는 자외선은 다 차단하지만 측면의 자외선에 대해서는 속수무책. 완벽한 자외선 차단을 원한다면 고글 형태로 된 선글라스가 좋다.

서울보건대 안경광학과 이군자 교수는 “단순히 형태만 고려하지 말고 선글라스를 운전할 때 사용할지, 등산할 때 사용할지 등 그 용도를 생각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색깔별 기능〓자외선 차단이라는 효과 외에도 어떤 색깔의 렌즈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받아들일 때는 노란색 렌즈를 끼면 노란색 계통의 빛이, 녹색 렌즈를 끼면 녹색 계통의 빛이 더 잘 들어온다.

따라서 녹색 렌즈는 눈을 편안하게 해 주어 해변이나 시내에서 착용하면 좋고 나이가 들어 수정체가 약한 사람은 갈색 렌즈가 편안하다. 회색은 색의 왜곡현상을 최소화시켜 사물의 색이 자연상태와 가장 유사하게 보인다. 노란 색은 흐린 날에 적합하며 원거리 경치를 볼 때 좋아 사격이나 스키를 할 때 쓴다.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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