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루 과일 1~2개면 '건강 여름'

  • 입력 2002년 5월 19일 17시 45분


최근 미국암학회에서 발표한 암예방 십계명의 첫 번째는 ‘하루 5번 과일을 먹어라’이다. 일반적으로 과일 속에 포함된 과육(果肉)과 수분은 암 에이즈 노화 등을 막아준다. 하루 귤 5개와 바나나 4개면 뇌중풍 위험이 60% 감소된다는 발표도 있다.

하지만 과일을 너무 먹다보면 오히려 비만을 증가시킨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싱그러운 과일로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 몸에 좋은 과일을 항목별로 무엇인지 그리고 하루 섭취량이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알아본다.

▽과일만 먹어도 살이 찐다〓과일엔 피부를 윤기있고 싱싱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질인 비타민C가 듬뿍 들어 있고 소화와 배설을 도와 변비를 방지해 주는 섬유질 또한 풍부하다. 흔히 다이어트 중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무기질 등의 섭취를 위해 야채를 충분히 먹을 것을 권하지만 이와는 달리 과일은 현명한 선택이 필요.

과일은 야채와는 달리 비타민과 섬유질뿐만 아니라 당분도 풍부하기 때문.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당은 과당이며 이는 소화흡수가 잘 되는 당의 하나. 식후에 바로 과일을 먹으면 밥과 거의 동시에 흡수돼 혈액 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며 이는 살 찌는 데 기여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중년 이후 가정주부 중엔 밥을 먹으면 살이 찔까봐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데 사실 과일에도 밥과 마찬가지로 칼로리가 많다”며 “조금 큰 사과 한 개는 밥 2분의1에 해당되는 칼로리가 있으므로 과일을 식사대용으로 먹는 것을 피하고 간식으로 적당히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맛있다고 느끼는 과일에는 많은 과당이 들어 있기 때문에 칼로리가 높다. 과당이 많이 들어 있는 과일엔 바나나 감 포도 파인애플 망고 사과 등이 있고 과당이 비교적 적게 들어 있는 과일은 딸기 수박 귤 오렌지 등이 있다.

중앙대 의대 필동병원 유혜숙 영양과장은 “일반적으로 성인이 하루 먹는 과일의 양은 50∼100㎉ 에 해당되는 1, 2개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과일 종류별 특징〓키위엔 비타민C가 가장 많다. 100g짜리 키위 1개에 비타민C가 사과의 17배, 오렌지의 2배로 키위 1개로 성인 하루 비타민C 필요량의 1.6배를 포함한다. 키위는 혈액속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 예방과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사과의 주성분은 당분 유기산 펙틴. 사과의 당분은 대개 과당과 포도당이므로 흡수가 잘 되는 것이 특징. 특히 펙틴은 채소의 섬유질처럼 장운동을 시켜 변비를 예방한다. 또 비타민C와 칼륨 나트륨 등의 무기질이 풍부. 비타민C는 피부미용에, 칼륨은 몸 속 염분을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하므로 고혈압에 좋다.

바나나는 2개만 먹어도 거의 공기밥 하나의 열량과 비슷하다. 뚱뚱한 사람은 피하며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이 많이 먹으면 소화장애가 일어나고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힘을 발휘하거나 이른바 식사 대용의 과일로는 적격. 바나나는 알코올 분해력이 있어 맥주안주로 먹거나 술을 먹고 난 뒤 먹으면 좋다.

수박엔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이뇨작용이 있다. 이 때문에 수박은 신장병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좋은 과일.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켜 과음 후 수박을 먹으면 술이 깨는 경우도 있다. 91∼95%가 수분이며 나머지가 당질과 칼륨. 참외는 변비때나 더위 먹거나 목이 자주 마를 때 좋다.

복숭아는 폐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담배의 니코틴을 해독시키므로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에게 좋다. 칼륨이 많아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에게 좋다.

자두는 여름철 밥맛이 없고 자주 눕고 싶을 때 먹으면 식욕이 증진되고 피로가 회복된다. 소변을 잘 보게 하는 이뇨작용도 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아기에게는 오렌지는 천천히…"

과일에는 아기에게 필요한 섬유질과 여러 가지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 과일의 독특한 맛과 질감은 아기에게 새로운 맛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아기에게 과일을 먹이기 전에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생후 4∼6개월에 쌀죽 같은 이유식을 먼저 시작하고 차츰 야채를 한가지씩 섞어준다. 과일주스는 만 6개월이 지나서 먹이기 시작한다.

처음 아기에게 먹이는 과일은 사과 배 복숭아 자두 살구가 좋다. 씨 없는 포도를 통째로 먹이는 것은 만 2세가 되어야 한다. 어린 아기가 잘못 먹다가는 숨이 막힐 수 있다.

오렌지의 경우 아기는 다른 과일에 비해 잘 소화시키지 못하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아기가 9∼12개월이 되거든 먹이기 시작하라고 권한다. 딸기와 토마토에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포함돼 있어 적어도 돌이 지난 뒤 먹이는 것이 좋다.

과일주스를 먹일 때는 무가당 100% 과일주스를 선택하는 게 좋다. 시판중인 과일주스 가운데는 설탕이나 인공 감미료, 심지어 카페인까지 첨가된 것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과일주스를 처음 먹이기 시작할 때는 티스푼으로 한 두 스푼이면 족하다. 6∼7개월은 하루에 50㏄, 돌까지는 120㏄ 정도 먹이며 1∼6세는 하루 120∼180㏄ 정도를 먹게 한다.

한편 아기에게 과일을 너무 많이 먹이면 키가 안 자랄 수 있고 영양의 불균형 때문에 두뇌발달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비만의 위험도 따른다.

과일은 수시로 먹이지 말고 하루 필요한 양을 식사시간에 주거나 간식 시간에 규칙적으로 먹게 한다.

(도움말〓하정훈소아과 하정훈 원장)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과일의 열량

종류단위/개열량/㎉
방울토마토725
금귤650
150
딸기650
키위150
복숭아175
오렌지175
175
바나나1164
참외170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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