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울룩불룩 정맥-북실북실 털, 전문의와 상담을

  • 입력 2002년 5월 19일 17시 33분


한 여성이 욕실에서 다리에 난 털을 면도칼로 밀고 있다.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한 여성이 욕실에서 다리에 난 털을 면도칼로 밀고 있다.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노출의 계절이 다가온다.

더불어 회사원 이모씨(26·여·인천 관교동)는 고민에 빠졌다. 이씨는 여름에 미니 스커트나 핫 팬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게 소원이다.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자칭 ‘총체적 문제성 다리’를 가졌기 때문. 아름다운 각선미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북실북실’한 다리의 털은 처치곤란이다.

털은 왜 깎아도 깎아도 금방 다시 나는지. 또 요즘 다리에 파란 핏줄이 선명하게 보여 걱정이다. 이번에야말로 이 문제를 ‘뿌리 뽑아’ 짧은 옷을 입으려고 이씨는 벼르고 있다.

▽정맥류〓이씨처럼 핏줄이 튀어나오는 것을 정맥류라 한다. 정맥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구불구불해진 상태를 말하며 주로 다리에 많이 나타난다.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맥류가 생기면 혈관이 지렁이가 기어가듯 피부 위로 툭 불거지며 다리가 쉽게 붓고 피로감과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또 방치하면 좌우 다리의 굵기가 달라지고 피의 흐름이 막혀 염증이 생기므로 꼭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에스케이 성형외과 심영기 원장은 △다리가 무겁고 △조금만 걸어도 피로해지며 △쥐가 잘나고 △다리가 잘 붓고 △다리를 올리면 편해지며 △다리 혈관이 꼬불꼬불하고 △혈관이 튀어나와 있고 △다리에 피부병이 생기면 잘 낫지 않고 △다리 피부에서 진물이 나고 △무릎이 자주 아픈 것 중 4가지 이상 해당되면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치료의 기본은 문제가 되는 정맥을 없애는 것. 초기의 정맥류는 혈관에 약물을 주입하는 ‘약물 경화요법’이나 레이저 수술로 간편하게 흉터없이 완치할 수 있다.

종아리 허벅지 등의 정맥류를 부분마취 뒤 특수 갈고리로 제거하는 ‘보행정맥제거술’이나 고주파 열로 정맥의 잘못된 부분을 막는 ‘고주파 열 폐쇄술’, 혈관 안쪽에 광투시경을 비춰 주사침 모양의 전동형 정맥적출기로 정맥류를 제거하는 ‘광투시 전동형 수술법’ 등도 시행된다.

심 원장은 “오래 서있을 때 발목을 돌리거나 일어났다 앉았다 하고 너무 심한 운동을 삼가며 자주 다리를 높이 들어주어야 정맥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제모〓대부분의 여성은 집에서 수동 면도기를 사용해 제모한다. 수동 면도기를 사용할 때는 셰이빙 크림이나 비누 거품을 잔뜩 묻힌 뒤에 면도해야 자극이 적다. 넓은 부위보다는 좁은 부위에 효과적. 면도 전에는 따뜻한 수건을 덮어 모공을 열고 면도 뒤에는 찬 수건을 덮어 모공을 좁히고 보습크림을 발라준다. 수동 면도기를 사용한 뒤에는 면도기에 털이 남아있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최근에는 모근제거기를 사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좀 넓은 부위의 털을 없앨 때 편하며 효과가 한 달 정도로 비교적 오래 지속된다. 피부와 직각이 되게 잡고 밀듯이 움직인다.

족집게를 사용해 원하는 부분의 털을 한 가닥씩 뽑을 수도 있다. 털이 다시 날 때까지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그러나 통증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꺼번에 많은 털을 뽑으려면 왁스를 쓴다. 왁스를 제모하고 싶은 부위에 바르고 종이 시트를 붙인 뒤 완전히 마르면 떼어낸다. 접착력이 강해 피부가 손상될 위험이 많으니 주의.

아주 긴 털은 가위로 대강 자르고 나서 면도를 한다. 제모를 하면 털이 더 많이 나거나 색이 짙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집에서 하는 ‘자가 제모술’은 효과가 일시적이고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김성완 피부과 원장은 “피부에 상처가 나 접촉 피부염, 모낭염 등을 일으키거나 피부에 검은 색소가 침착될 수도 있다”며 “뽑는 것보다 면도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털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면 차라리 피부과에서 모낭을 없애는 영구 제모술을 받는게 낫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 '레이저 제모' 3~5회 필수

피부의 털을 없애기 위해 과거에는 전기분해법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레이저 제모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레이저 광선이 모낭 내의 털에 있는 검은 색소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되어 주변의 모낭을 파괴시킴으로써 영구적인 제모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레이저 제모의 장점은 무엇보다 효과가 좋고 통증이 별로 없으며 단시간에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1회 치료시간이 짧아 코밑 수염은 5분 이내에, 겨드랑이와 이마는 10분 이내에 끝난다. 전기 분해법으로 5∼10시간 걸리던 다리털도 30분 정도면 가능하다.

여러 가지 제모 레이저가 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효과가 있다고 공인한 레이저는 두 기종이 있다. 한 가지는 ‘아포지 40’이라고 하는 롱펄스 알렉산드라이트 레이저이고 다른 한 가지는 다이오드 레이저다. 두 가지가 다 치료 효과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에서는 두 레이저가 비슷하게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아포지 기종이 제모 레이저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백인들의 피부와 우리의 피부가 다르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동양 사람들의 피부에는 아포지 기종 이 더 적합하다.

레이저를 이용하면 한 번의 시술로 완전히 털을 제거할 수 있을까? 대답은 ‘노’. 시술부위와 방법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부분 3∼5회 이상 시술하여야 한다.

모발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의 3단계를 거치는데 성장기 모발이 파괴되어야만 영구 제모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부위에 따라서 성장기 모발의 분포나 자라는 기간이 다 다르다. 예를 들어 머리털은 성장기 모발이 80∼90% 정도이고 3년 정도 성장하지만 팔, 다리에는 성장기 모발의 분포가 20% 정도이고 자라는 기간도 4∼6개월 정도. 따라서 팔이나 다리에 있는 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대략 6주 간격으로 5회 정도 시술해야 한다.

제모를 하려는 사람들은 선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선탠으로 피부를 태우면 털을 파괴하기 위한 레이저빔이 피부 색소에 흡수되어 효과가 좋지 않다. 치료 1개월 전부터는 족집게 등으로 털을 뽑지 않는 것도 중요. 뽑은 털은 휴지기로 넘어가기 때문에 제모가 힘들다.

(도움말〓정승용 종로 S&U 피부과원장)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 부위별 영구제모 비용

부위1회당 비용
종아리60
종아리, 허벅지120
팔(상완 또는 하완)40
겨드랑이 25
비키니 라인30∼35
이마 25∼30
코밑20
30∼35
구레나룻30∼40
얼굴 전체 50
가슴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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