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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3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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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꽃은 온도를 재거나 모양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엔진에 온도계를 넣을 수도 없고, 불꽃이 워낙 빨리 변하기 때문이다. 이 불꽃을 측정하는 것이 바로 ‘레이저’다.
레이저는 수많은 원자중에서 우리가 원하는 하나의 원자와 부딪칠 수 있다. 그 원자가 반응하는 특정한 파장의 레이저를 만들어 쏘면 목표 원자에만 충돌한다. 중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1명을 찾아낼 수 있는 정확도다.
불은 원자의 운동 에너지가 매우 높아진 것이다. 불꽃 원자에 부딪친 레이저는 산란되는 등 다른 신호를 낸다. 이 신호를 분석하면 엔진 속에서 어떤 모양으로 불꽃이 생기고 온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자동차 엔진은 레이저 측정 기술을 이용해 지난 20년동안 성능을 크게 개선한 것은 물론 오염 물질을 100분의 1로 줄였다.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재원 박사는 로켓 엔진을 만드는 미국 샌디아연구소에 레이저 측정 기술을 수출하기도 했다.
자동차 과속을 단속하는데도 레이저가 쓰인다. 과속 단속 카메라에서 레이저가 발사되고, 이 레이저가 차량에 맞고 돌아오면 속도가 측정된다. 미국 셀레라 사도 레이저 측정 기술을 사용해 게놈 분석 시간을 1/1000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인간 게놈은 당초 예상보다 10년 이상 빠른 지난해 해독돼 발표됐다.
반도체는 먼지가 거의 없는 청정실에서 만든다. 이 방에서 먼지를 감시하는 것도 레이저다. 레이저에 부딪친 먼지의 수를 측정하면 방안에 먼지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 같은 첨단 나노제품의 성질도 레이저가 없으면 측정할 수 없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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