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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1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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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은 가톨릭대 이영희 교수(사회학과)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의뢰를 받아 현대리서치연구소에 맡겨 의사 교수 연구원 등 국내 생명과학자 338명을 대상으로 7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생명의 시작을 수정 순간으로 보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동안 과학계는 각종 토론장에서 수정란이 자궁에 완전히 착상해 어머니로부터 영양분을 받기 시작하는 수정 14일 이후에야 생명체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설문결과 상당수의 생명과학자들이 수정란을 독립된 생명체로 보는 종교계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간배아에 대해서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돼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인간의 지위를 가진다는 의견과 인간과 세포덩어리의 중간 지위라는 의견이 각각 39.1%로 나왔다. 반면 단순한 세포 덩어리라는 의견은 16.9%에 그쳤다. 배아연구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56.8%)이 다수였다.
또 인간개체복제와 수정란의 유전자검사를 통해 원하는 자녀를 골라 낳는 것에도 각각 83.1%와 68.0%가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윤리부담이 적은 성체줄기세포와 의학적 활용도가 큰 배아줄기세포 중 선택하라는 질문에서는 배아줄기세포 53.3%, 성체줄기세포 33.4%로 나와 실제 연구활동에서는 의학적 효용성에 따른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치료에 대해서도 생식세포만 아니라면 80% 이상이 만성질환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질병치료목적으로 유전자변형동물을 만드는 것에도 64.8%가 찬성했다.
한편 설문 결과 자체윤리위원회가 설치된 곳이 29.6%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가 설치된 곳이라도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거나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러한 의견은 의사보다 교수와 연구원들에서 두드러져 대학과 연구소에서 생명 윤리를 다룰 공식기구 설립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 인간 생명의 시작은 언제? | |
|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순간 | 40.8 |
| 수정란이 자궁에 안전하게 착상된 순간(수정 14일 후) | 25.4 |
| 태아의 심장이 뛰게 되는 순간(수정 후 28일) | 15.4 |
| 태아의 뇌신경이 활동하는 순간(수정 후 60일) | 8.9 |
| 아이가 임산부의 자궁에서 출산하게 되는 순간(수정 후 10개월) | 6.5 |
| 잘 모르겠다 | 3.0 |
| 계 | 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