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복제인간 내년말 탄생"…다국적종교집단 실험 준비

  • 입력 2000년 11월 5일 19시 54분


인간복제가 영생의 열쇠라고 믿는 다국적 종교집단 ‘라엘리언’이 자회사 ‘클로나이드’를 통해 이번 주 중 세계 최초의 인간 복제에 착수할 것이라고 영국 선데이타임스지가 5일 전했다.

이 신문은 클로나이드가 프랑스 태생의 여성 생화학자 브리지트 봐셀리어(44)의 주도로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것으로 보이는 비밀실험실에서 여자 아기의 유전자를 복제하는 작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복제 아기를 만들 수정란은 ‘라엘리언’의 신도들 가운데 대리모를 자청한 여성의 자궁에 착상되며 내년 말쯤 태어날 예정이다.

복제될 아기의 유전자를 제공하는 이는 미국의 한 부부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올해 2월 생후 10개월 된 딸을 의료사고로 잃은 뒤 아기의 복제를 위해 라엘리언에 50만달러(약 5억5000만원)를 제공했다.

봐셀리어씨는 이번 복제실험은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 쓴 기법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그는 “복제양 돌리는 347개의 배아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경우였으나 이번 실험은 세포조작기술을 개선해 유산 확률을 대폭 낮췄다”고 말했다.

현재 복제아기의 임신을 자원한 대리모는 봐셀리어씨의 장녀 마리나 코콜리오스(22)를 포함해 모두 50명이나 돼 클로나이드가 비밀실험을 계속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선데이타임스는 전했다.

미국에는 아직 인간복제 금지 법안이 없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이 클로나이드의 움직임을 감시중이다.

한편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 과학자 이안 윌머트 등은 “인간 복제는 전적으로 범죄 행위”라며 이 실험을 비난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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