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日 열도에 부는 '드래곤7' 열풍

  • 입력 2000년 8월 31일 18시 47분


지난달 26일 오전 6시59분 일본 도쿄의 시부야, 아키하바라 등 주요 거리. 전날 밤부터 줄을 서 있던 수천명은 시계 바늘이 오전 7시를 가리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10초전. 10, 9, 8…3, 2, 1 카운트다운을 하던 그들은 7시가 되자마자 ‘와’ 함성과 함께 폭죽을 터뜨리며 각 거리의 매장 안으로 몰려들어 갔다.

일본 에닉스사가 제작한 비디오게임 ‘드래곤 퀘스트 7’의 매장인 ‘소프트 맙’이었다. 일본에서는 4년만에 발매된 ‘드래곤 퀘스트 7’의 폭풍이 불고 있다.

에닉스의 발표에 따르면 ‘드래곤…’은 출시 사흘만인 지난달 28일까지 210만장이나 팔려나갔다. 에닉스는 이번주내로 70만장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게임 관계자들은 ‘드래곤…’이 일본에서만 최소 400만장이 팔려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드래곤…’ 열풍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드래곤… 7’의 출시에 발맞춰 삽입곡을 교향조곡(交響組曲)으로 편곡해 런던 필이 연주한 음악의 CD 2장(3800엔)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 일본 광고업체인 덴츠(傳統)의 연구소는 ‘드래곤…’ 이 380만장 팔린다는 가정 아래 경제적 효과를 약 500억엔(5300억원)으로 추산했다. 7800엔(8만2000원)인 ‘드래곤…’을 비롯해 게임공략집, 관련 만화나 소설, 음악 CD 등 직접 효과가 333억엔(3520억원)이며 게임기나 잡지 판매의 증가 등 간접 효과를 167억엔(1770억원)으로 계산했다.

86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드래곤…’ 시리즈는 일본 롤플레잉게임(RPG)의 효시. 당시 복잡한 미국식 RPG 대신 스토리 중심의 쉽고 단순한 ‘드래곤…’은 일본내 RPG의 붐을 일으켰다. ‘드래곤…’시리즈 1∼6편은 전세계적으로 2000만장이 팔려나갔다.

게임 평론가들은 “‘드래곤…’은 국민이 공유하는 즐거움과 같은 존재”라며 “특히 만화 ‘드래곤 볼’의 작가 도리야마 아키라가 ‘드래곤…’의 캐릭터와 디자인 제작에 꾸준히 참여한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며칠만에 200만장이상 팔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드레곤…’이니까 산다는 식이다. ‘드래곤…’이란 이름 값이 기본적으로 200만장이 된다는 것. 한편 국내 게임업계는 30만명의 비디오 게임인구 중 ‘드래곤…’ 팬을 2만∼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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