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도 닷컴나름 …위기는 없다" 매출 100억 넘는기업 잇따라

  • 입력 2000년 7월 25일 18시 36분


‘부실한 닷컴이 위기일 뿐 인터넷 자체가 위기는 아니다.’

닷컴 기업에 대한 장밋빛 환상이 깨지고 거품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상반기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선 거대 닷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 전체로는 수익모델 부재와 자금압박으로 곤란을 겪고 있지만 시장을 선점한 닷컴 기업은 초고속 성장을 계속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분야별로 2, 3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e비즈니스 생존법칙이 현실화되는 징조로도 해석된다.

야후코리아 염진섭 사장은 “수익모델이 없는 닷컴이 문제일 뿐 인터넷 자체는 계속 성장하고 있어 결코 위기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선점효과 누리는 거대 닷컴〓올해 상반기 중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닷컴은 인터넷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과 야후코리아(www.yahoo.co.kr)가 대표적.

다음은 지난해 상반기 15억12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02억3100만원으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성장률 576.7%.

야후코리아도 지난해 상반기 1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3억원으로 매출이 543.8%나 늘었다.

닷컴기업은 아니지만 네오위즈와 새롬기술 등도 상반기 매출액이 100억원대에 진입했다. 커뮤니티사이트 세이클럽을 운영하는 네오위즈는 상반기 매출액이 160억원으로 다음이나 야후코리아보다도 많았다. 이중 98% 가량은 인터넷접속서비스(ISP)인 원클릭서비스에서 발생했다. 새롬기술 역시 전화접속모뎀 사운드카드 헤드셋 등의 매출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거대 닷컴과 후발 닷컴의 양극화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는 광고매출. 오프라인 대기업과 함께 양대 인터넷광고주로 손꼽혔던 닷컴 기업들이 투자유치 실패로 광고비용을 대폭 삭감하면서 전체 인터넷광고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작아진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다음의 홍승용 마케팅팀장은 “닷컴 기업들이 광고 집행비용을 삭감하면서 상대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영향력 있는 인터넷 매체에만 광고가 몰리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전체 파이의 크기는 작아졌지만 선점 닷컴 기업들의 광고 매출은 오히려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땅한 수익모델도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들어오던 광고까지 끊긴 중하위권 닷컴 기업 중 일부는 실제 돈 거래 없이 배너광고를 상호 교환해 유령 광고매출을 올리는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