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동양제과 "엔터테인먼트사업 본격 진출"

  • 입력 2000년 6월 21일 19시 24분


전통적 식품기업인 제일제당과 동양제과가 막대한 규모의 신규투자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변모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5개 케이블TV 채널을 확보해 콘텐츠를 풍부하게 한 후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위성방송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기존의 제당 제과사업만으로는 디지털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어서 이 같은 실험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제일제당, 엔터테인먼트와 생명공학 주력〓기존의 음악(뮤직네트워크) 드라마 채널에 삼구쇼핑 인수, 패션 및 요리채널 승인으로 케이블TV채널이 5개로 늘어났다.

또한 에스엔티글로벌(엔터테인먼트 사업)에 289억원, 드림뮤직(인터넷 정보통신 서비스제공)에 60억원을 출자했고 영화제작과 배급을 위해 CJ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업체인 드림라인에는 1915억원을 쏟아부었다. 재원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마크로젠 자사주 매각과 영업이익으로 조달하고 있다.

아울러 바이오홀딩스 내츄로바이오텍 등 바이오벤처와 인터넷벤처(드림디스커버리 주관)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황 찬 연구원은 “향후 5년간 바이오 분야에 2000억∼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제과, 케이블방송에 승부수〓영화(OCN 캐치원) 만화(투니버스) 바둑TV 게임(온게임네트워크) 등 5개 채널을 확보했고 작년 11월 이를 통합 운영하는 ‘온미디어’를 출범시켰다. 온미디어에는 미국계 투자사인 캐피털 그룹 인터내셔널(CGI)에서 5000만달러를 유치했다. 현재 엔터테인먼트 관련 매출은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말에는 3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

▽주가에 미치는 영향〓황 찬 연구원은 “제일제당은 제당 제분사업의 수익성이 높고 동양제과는 경쟁사 도산으로 인한 반사이익과 외식사업 흑자전환으로 엔터테인먼트 신규투자를 위한 재원조달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양사는 위성방송 사업에 영화 음악 등의 콘텐츠 제공을 위해 합작법인(자본금 300억원)을 50대50 비율로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데이콤 및 한국통신 컨소시엄이 참여할 예정이지만 제일제당과 동양제과의 콘텐츠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제일제당은 자회사를 4개 사업군으로 묶어 연말까지 분사하고 제당은 지주회사로 남는다는 계획이어서 제일제당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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