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테로바이러스71' 국내서 첫 발견

  • 입력 2000년 6월 11일 19시 38분


98년 대만 등 동남아지역에서 유행했던 ‘엔테로바이러스 71(EV71)’이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제주지역에서 발견됐다.

제주의료원은 4월 소아과를 찾은 어린이환자 3명의 가검물을 채취해 서울대병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엔테로바이러스 71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이 사실을 지난달말 임상미생물학회에 보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제주의료원에 따르면 고열 기침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인 생후 8개월된 남아와 3세 여아의 경우 대변과 혈청에서 각각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7세 남아는 손 발에 발진이 나타나는 수족구병으로 진단된 뒤 대변에서 바이러스가 분리됐다.

그러나 의료원측은 이들의 경우 경과가 좋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엔테로바이러스 71은 장(腸)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주로 수족구병을 일으키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수막염 뇌염 등으로 진행되며 심할 경우 사망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료원 홍정연소아과장은 “이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전파됐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빠른 속도로 번질 위험이 높다”며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보급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외형적 증상에 따라 해열 수액공급 등의 처방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바이러스는 대변 콧물 침 등으로 전이되므로 외출에서 돌아온 어린이의 경우 손 발을 깨끗이 씻는 등 위생상태를 청결히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의료원측은 밝혔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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