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a.com벤처월드]알짜벤처들 사무실 옮기기

  • 입력 2000년 5월 14일 19시 29분


포스트PC 제조 지원업체 그래텍 직원들은 요즘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정도로 신이 나있다. 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5층 건물에 전세를 얻어 이사한 이후에 일어난 현상이다.

강남구 청담동의 100평짜리 사무실은 컴퓨터가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 35명이 의자를 마음대로 돌리기도 힘들 만큼 비좁았다. 그러나 이젠 4개층(400평)을 나눠 쓰며 여유있게 일하다 보니 “일할 맛이 절로 난다”고 말한다.

이 회사 송길섭 사장은 “무엇보다도 직원들이 ‘우리 회사가 날로 커가고 있구나’라고 느끼며 보람을 찾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테헤란로는 최근 평당 전세금이 500만∼700만원인데 210만원짜리 건물을 찾느라 한달을 돌아다녀 발이 부르텄다”고 말했다.

서울벤처밸리의 인터넷업체들이 이사철을 맞아 사무실 이전으로 분주하다. 벤처붐을 타고 직원이 날로 늘어나 기존의 비좁은 사무실로는 수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웹컨설팅업체 아이비즈넷도 10일 사무실을 서초구 서초동에서 강남구 역삼동으로 옮겼다. 24명이 27평 사무실에서 다닥다닥 붙어살다 50평 넓이로 이주한 것이다. 이 회사는 새 사무실에 입주하며 보증금 3000만원, 월세 300만원을 내기로 했다. 그런데 이전까진 컨설팅 받으러 온 고객이 앉을 자리도 변변치 않을 정도였기에 이번엔 인테리어 비용만 6000만원을 썼다.

문효은 이사는 “15평 오피스텔에서 서초동으로 옮긴 지 6개월 만에 다시 이사할 만큼 회사가 계속 확장하는 추세여서 직원들이 들떠있다. 벌써부터 연말까지 아래층(3층)까지 차지하자며 전의에 차 있다”고 말했다.

원격교육업체 영산정보통신과 포털사이트 야후코리아는 7월에 나란히 강남역 근처의 16층 건물에 입주할 예정.

영산정보통신은 현재 122명이 서초구 반포동의 2개 건물, 3개층에 나뉘어 일하고 있다. 남세현 이사는 “의사결정을 빨리 해야 하는 벤처기업 특성상 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 보니 문제를 협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며 “5개층(430평)을 함께 쓰면 업무 효율성이 더 증대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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