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시간과의 전쟁'…"6시간내 배송" 확산

  • 입력 2000년 4월 24일 19시 04분


인터넷으로 햄버거를 주문받아 배달하는 업체인 밸리버거(tvalley@valley-burger.com)는 이달초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변 지역에 한해 ‘20분내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벤처밸리의 야근자들이 심야에 인터넷을 통해 주문한 햄버거를 오토바이로 20분내에 배달을 해주는 것. 밸리버거는 앞으로 강남 역삼 선릉 등에 배달 거점을 신설하고 20분내에 배달할 수 있는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밸리버거의 경우 인터넷 전자상거래 배송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례. 최근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배달 속도가 업체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불과 몇 달전만해도 주문후 배달까지 짧게는 2∼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이상 걸리던 배달 시간이 업체들의 배송에 대한 인식 전환과 집중 투자로 인해 6시간내 배송을 약속하는 쇼핑몰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상태.

지난해 9월 설립된 인터넷쇼핑몰 운영업체인 IMTV(주)는 최근 물류 사업부를 단독 법인으로 출범시킨 뒤 6시간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IMTV는 서울 11개 지역에 배송을 위한 ‘포인트(거점)’를 만들고 60여명의 오토바이 ‘라이더’를 대기시키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주문이 접수되면 경기 수원과 서울 용산의 물류 창고에서 포인트로 배달된 물품을 ‘퀵서비스’처럼 주문자에게 배달한다.

이같은 ‘거점 물류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속도. 그러나 거점에 주문자가 원하는 상품 재고가 없으면 시간이 지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IMTV는 앞으로 거점을 확대해 나가면서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이나 비디오가게까지도 물류 소창고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국통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인 ‘바이엔조이(www.buynjoy.com)’도 지난 20일부터 수도권 ‘6시간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바이엔조이는 서울 강서구 신월동에 800여평의 물류 창고를 중심으로 강서 강남 강북 강동 등 4개 거점으로 나눠 물품을 배달한다.

한국통신은 서울 곳곳에 위치한 공중전화 영업소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6시간내에 주문한 물건을 배달하지 못했을 경우 배송 업체가 받아야할 2000원의 배달료를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

현재 6시간 배송이 가능한 품목은 전체 판매 품목의 10%인 1200여 종류에 불과하다.

한국통신은 앞으로 거점을 더욱 확대하고 품목도 늘리는 한편 오는 8월부터는 전국을 48시간 이내에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 데이콤의 ‘이트랜스(www.dacometrans.com)’도 대한통운 등과 제휴 110여개의 인터넷 쇼핑몰의 배달 서비스를 대행해주면서 서울 지역의 경우 ‘6시간 배송’을 약속하고 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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