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직원 이렇게 달라요]목에 휴대폰 근무중 채팅

  • 입력 2000년 4월 20일 21시 06분


‘휴대전화는 목걸이처럼 걸고, 근무시간에도 채팅이나 음악감상을 한다.’

벤처기업 직원들은 근무 및 생활방식에서 대기업 직원들과는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교육 솔루션업체인 영산정보통신이 최근 벤처기업에 입사한 대기업 출신 경력사원 130여명을 대상으로 벤처와 대기업의 차이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결과 나타난 차이점은 20여가지 남짓했다. 이 설문조사에는 배움닷컴 유니캠퍼스 넥스투어 등 9개 기업이 참여했다.

우선 벤처리스트들의 80%는 휴대전화를 목걸이처럼 걸고 다닌다. 잦은 회의와 외근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빼놓지 않고 챙기려는 뜻이다. 벤처 직원 가운데 연구원들은 직장에 출근하면 슬리퍼로 갈아 신는게 기본. 물론 복장은 캐주얼이다.

벤처리스트들은 명함에 인터넷 E메일 ID뿐만 아니라 인스턴트 메시징 ID를 기록한다. 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해 문자뿐만 아니라 음성과 화상채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벤처 직원들은 근무시간 중 채팅과 음악 감상을 눈치보지 않고 즐긴다. PC는 당연히 최신 기종이다.

사업제안서 등 중요 공문까지 E메일로 주고받기 때문에 팩스를 사용하는 일은 드물다. PC나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선인장이 잘 흡수한다고 믿고 있어 화초보다는 선인장을 사무실에 놓고 있다.

벤처의 기업운영방식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의 하나는 어음을 사용하지 않는 것. 수천만원 단위의 광고비 결제도 현찰로 한다. 출퇴근 시간은 의미가 없지만 출근시간은 대기업에 비해 늦은 오전9∼10시 사이고 출근기록부는 없다.

벤처기업의 분위기가 마냥 자유스러운 것은 아니다. 사무실마다 지문인식 혹은 번호입력 첨단 자물쇠가 곳곳에 장치되어 있다. 까다로운 보안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은 아이디어가 새어나갈 경우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 분위기는 조금 어수선한 편이다. 매일 새로운 인력이 들어오거나 나가기 때문. 어떤 벤처기업은 사장조차 직원이 정확히 몇 명인지 모를 정도다. 직급은 사장 팀장 팀원으로 간소화되어 있다. 주변의 식당을 지정, 직원들에게 저녁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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