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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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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콤은 한국전력의 광케이블망,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케이블TV망 등을 보유한 거대 통신회선 임대사업자. 올 1월 자본금 7500억원으로 한전에서 분리, 설립됐으며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6월까지 지분의 66%를 민간에 매각하고 2002년말까지는 완전 민영화한다는 목표로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다.
현재 두루넷을 비롯해 하나로통신 드림라인 LG텔레콤 SK텔레콤 등 거의 대부분의 통신사업자들이 파워콤의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1차 파워콤 지분매각은 통신업계 최대의 이슈. 특히 유무선 통신이 결합된 새로운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IMT2000의 경우 파워콤의 통신망을 활용하면 서비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뿐만 아니라 사업자 선정에도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업체들의 ‘파워콤 잡기’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기업가치 최소 5조원 이상〓한전은 최근 지분매각을 위한 주간사회사로 동원증권과 살로먼스미스바니를 선정,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동원증권이 분석한 파워콤의 기업가치는 5조∼7조원. 615㎞의 구리통신망과 2만3490㎞의 시내 광통신망, 3만8073㎞의 케이블TV망에다 철주에 설치된 광케이블망인 OPGW망 등을 합하면 국내 1대 통신 사업자인 한국통신이 갖고 있는 통신망과 맞먹는 규모. 따라서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시내전화 사업자들이 파워콤을 차지할 수 있다면 ‘제2의 한국통신’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한전은 파워콤을 특정 기업에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 동일사업자 지분이 10%가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파워콤이 민영화가 된다면 어차피 특정 기업에 의한 소유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유무선통신 사업자는 물론 삼성 현대 등 비통신 사업자, 팬택 등 중소기업, 외국인까지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솔엠닷컴에 이은 제2의 캐스팅보트〓하나로-온세통신, 호출기사업자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IMT2000 컨소시엄 고위 관계자는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한국통신 컨소시엄과 SK텔레콤 컨소시엄을 뺀 나머지 모든 컨소시엄들이 파워콤과 손잡기 위해 치열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솔엠닷컴의 경우 300만명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강력한 협상 무기지만 파워콤은 한솔엠닷컴의 몇 배에 해당하는 기업가치와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에 오히려 한솔엠닷컴이 합류한 컨소시엄보다 파워콤이 합류한 컨소시엄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
한전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파워콤 지분 매각과 IMT2000컨소시엄 합류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시일이 촉박하기는 하지만 정부의 민영화 계획에 맞춰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